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대선 이후 푸틴 대통령의 첫 관련 발언이다. 크렘린궁은 그간 미국이 자국에 적대적인 국가라며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을 축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7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이 자리를 기회로 그에게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나는 미국 국민의 신뢰를 받는 모든 정상과 협력할 것이라고 이미 말했다"라며 "실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상호 대화 의향을 묻는 말에도 "그렇다. 준비돼 있다"라고 했다.

전쟁 종식을 자신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그간 언행을 두고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종결할 수 있도록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열망에는 최소한 관심을 둘 가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전에도 유럽 정상들이 전쟁 종식을 위해 매주 자신과 접촉하다 갑작스레 접촉을 중단했었다며 먼저 트럼프 당선인에게 연락을 취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가는 미국과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공은 미국에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선 기간 벌어진 트럼프 당선인 암살 시도에 대해서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순간 그(트럼프)의 행동은 내게 감명을 줬다"라며 "그는 용감한 남자였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반적인 전망을 묻는 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는 모른다"라며 "마지막 대통령 임기인 만큼 그가 무엇을 할지는 그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미 NBC 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대선 이후 아직 하진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과도 대화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선 승리가 결정된 지난 6일 오전 이후 지금까지 약 70개국 정상과 통화했다고 소개한 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4월 CNN에 출연해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되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푸틴과 만날 것이며 (내가 대통령이라면)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공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