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리스크 관리 강화..."문제 있는 기업, 증거금률 상향"
2024-01-16 05:00
증권사들이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12일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종목 등급을 낮추고 증거금률을 30%에서 40%로 높였다.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가 지난 11일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최근 3거래일간 SK케미칼은 4.89%, 애경산업은 12.60% 하락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도 관리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폴라리스오피스의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높였다. 한글과컴퓨터의 증거금률은 30%에서 40%로 올렸다. 폴라리스오피스와 한글과컴퓨터는 AI주로 묶이면서 올해 벌써 각각 47.30%, 77.42% 상승했다. 온 디바이스 AI 수혜주로 주목받아 올 들어 주가가 54.38% 오른 제주반도체에 대해 KB증권은 증거금률을 기존 40%에서 100%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종목 리스크 관리를 사유로 아이에스동서,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건설, 금호건설 등 10개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변경한다고 지난 12일 공지했다. 증거금률 100% 종목은 신규 대출과 연장 처리가 불가하다. 이들 종목의 기존 증거금률은 30~60%였다.
미래에셋증권도 현대건설, 동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의 증거금률을 기존보다 높였고 NH투자증권도 지난 5일부터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동부건설, HL D&I의 신용·미수거래를 차단하고 증거금률을 100%로 적용했다. 코오롱글로벌에 대해서는 등급을 B에서 C로 하향해 담보유지비율을 150%에서 170%로 올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은 신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증거금률을 높인다"며 "리스크 관리가 주요 화두다 보니 올해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