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북한 미사일에 외신 "한·미 선거지역에 적대감…러와 긴밀관계 구축"

2024-01-14 21:06
선거 앞두고 지역적 적대감 고조, 러시아와 군사관계 심화 목적도

북한이 선거를 앞둔 한국과 미국에서 지역적 적대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올해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외신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협상 전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는 1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탄도 미사일 시험을 통해 북한 핵무기가 미국을 공격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고위층과 주민들에게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핵무기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선전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이번 발사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전날 이뤄진 점에도 주목했다.

북한은 오는 15~17일 러시아를 방문해 군사 관계를 공고히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을 지원받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협상 전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서 미국 등 국가에 도발을 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로이터는 북한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하면서 "고립된 북한이 러시아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북한은 무기 거래를 부인했지만 지난해 군사 관계를 심화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AFP도 지난해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및 후속 고위급 교류로 인해 양국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AP통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선거를 앞둔 한국과 미국에서 지역적 적대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국과 대치 국면의 판을 키우는 동시에 4월 한국 총선,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추가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서거나 한국에 대한 제한된 물리적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P 통신은 "김 위원장은 한국 진보세력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서 북한과 화해를 모색하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길 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양보를 얻을 수 있다고 믿을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