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회복 이끈 송파구도 한 달 새 2억 뚝…매물 적체도 심화

2024-01-14 16:04

서울 강남구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강남 3구'에 속하는 서울 송파구 아파트 가격의 내림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이끌었으나 ‘2차 조정기’가 오면서 먼저 반응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데다 거래절벽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이달 5일 22억250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같은 평형대가 지난해 11월 7일 25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새 2억75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도 지난해 12월 2일 24억6000만원에 매매됐으나 이달 6일에는 22억40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약 한 달 만에 2억2000만원 하락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11일 매매가 17억3000만원을 기록했으나 이달 5일엔 이보다 1억3000만원 떨어진 16억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송파구 문정동 A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매물 문의 자체가 크게 줄어 전무하다시피 할 정도로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다”고 말했다. 

송파구뿐 아니라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내림세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기준(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떨어지며 6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송파구는 0.11% 하락하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지속되면서 매물도 적체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7만5368건으로 1년 전(5만1827건)과 비교해 45.4% 늘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태영건설 사태도 있다 보니 상반기까지는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 상황도 '초거래절벽'이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고금리 상황이 겹쳐 상반기까지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 금리 인하와 더불어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