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가장 잘 다듬은 우리말은 '솔로 이코노미'→'1인 가구 경제'

2024-01-11 14:27
국립국어원 새말모임, 외국용어 67개 바꿔

2023년 잘 다듬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말 [그래픽=문화체육관광부]
 
 
2023년 가장 잘 다듬어진 말로 ‘솔로 이코노미’를 바꾼 ‘1인 가구 경제’가 꼽혔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은 11일 “2023년에 어려운 외국 용어 67개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고 전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2023년 한 해 동안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 일환으로 우리 사회에 유입된 낯선 외국 용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다듬는 일을 진행했다. 그 결과 3월부터 11월까지 18차례 전문가 논의와 국민 수용도 조사를 거쳐 ‘솔로 이코노미’ ‘칠링 이펙트’ ‘멀웨어’ ‘킬러 아이템’ 등 외국 용어 67개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
 
2023년에 다듬은 외국 용어 중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써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용어는 ‘칠링 이펙트’였다. ‘칠링 이펙트’는 ‘과도한 규제나 압력으로 말과 행동이 위축되는 현상’을 뜻하는 것으로 ‘위축 효과’로 다듬었다. 그 밖에 ‘멀웨어’ ‘생크추어리’ ‘콜 포비아’ 등도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는데 각각 ‘악성 프로그램’ ‘동물 보호 구역’ ‘통화 기피증’으로 다듬었다.
 
2023년에 다듬은 말 중 가장 잘 바꾸었다고 국민이 선택한 말은 ‘1인 가구 경제’였으며 응답자 중 92.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인 가구 경제’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경제 활동’을 뜻하는 말로 ‘솔로 이코노미’를 알기 쉽게 다듬은 말이다. 이 밖에도 ‘악성 프로그램’ ‘예술품 투자’ ‘위축 효과’ 등이 잘 다듬어진 말로 선정되었는데 각각 ‘멀웨어’ ‘아트 테크’ ‘칠링 이펙트’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 것이다.
 
2023년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응답자 중 90% 이상이 한 달에 한두 번이나 일주일에 한두 번은 ‘기사나 방송, 공문서 등에서 외국어를 접촉한다’고 답해 일반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외국어를 접하는 빈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평균 48%)가 기사나 방송, 공문서 등에 외국 용어가 있어 ‘내용을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답했다. 한편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무라벨’과 같이 많이 들어본 외국 용어일수록 우리말로 바꿀 필요성이 낮다고 답해 어려운 외국 용어가 우리 언어생활에 정착되기 전에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 줬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공공성이 높거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낯선 외국 용어를 언론계, 학계, 대학생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새말모임에서 논의한다. 새말모임에서는 2주마다 다듬은 말 후보를 3~4개 마련한 다음 국민 수용도 조사 등을 거쳐 발표할 다듬은 말을 선정한다. 지금까지 다듬은 말은 국립국어원 누리집 ‘다듬은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