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산책하던 할머니, 운전자가 태운 뒤 9초 지나자...'쓰나미' 덮쳤다

2024-01-09 17:10

정윤영 수습기자

지난 8일 일본 에이엔엔(ANN)은 앞서 1일 노토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한 직후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이엔엔 보도화면 캡처]

새해 첫날 일본 노토반도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하기 직전 한 운전자가 길에서 산책하던 할머니를 차에 태운 후 9초 만에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지난 8일 일본 에이엔엔(ANN) 뉴스는 앞서 1일 노토반도에서 지진 발생 직후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는 지팡이를 짚은 나이든 여성이 해안가 근처 주택가를 천천히 걷는 모습이 담겼다. 차량은 여성을 지나쳤다가 이내 핸들을 돌려 여성에게 되돌아갔다.

운전자는 "지진이 났는데 왜 위쪽으로 올라가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여성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듯 당황해 했다. 운전자가 급박한 목소리로 "위로 올라가지 않는 거냐. 차에 타라"고 외치자 여성이 차에 올라탄 후 "무슨 일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운전자는 "다들 이미 위에 올라가 있다"고 답했다.

영상 속 여성이 차에 타자 차량 후방 카메라에는 굉음과 함께 엄청난 기세로 밀려드는 쓰나미가 찍혔다. 이 여성이 차에 탄 지 불과 9초 만이다. 에이엔엔은 "운전자와 여성이 간발의 차이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이윽고 두 사람이 떠난 마을은 쓰나미에 휩쓸려 초토화됐다. 쓰나미 다음날인 2일 같은 마을에서 찍힌 다른 영상에는 온갖 가구와 집기들이 젖은 채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으며 가옥은 쓸려나갔다.

노토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한 후 1주일이 지난 9일 지진으로 발생한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이시카와현 집계에 따르면 이날 2시 기준 확인된 사망자는 202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전날과 동일한 56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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