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사직서 제출…"윤석열 사단 청산 최선봉 설 것"

2024-01-08 16:48
"국민 70% 찬성하는 특검법 거부" 비판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이 지난해 2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전 고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2019년 6월 불법 출금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를 막으려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별도 기소됐으나, 이날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62·사법연수원 23기)이 8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날은 오는 4월 총선의 공직자 출마 시한 사흘 전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이제는 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건희 특검의 소명을 받게 된다면 결코 피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드린 바 있다. 그러나 뻔뻔하게도 윤석열은 국민 70%가 찬성하는 특검법을 거부했다"며 "그래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을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하여, 이제는 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혈세 578억을 써대고선 순방이 곧 민생이라 주장하고, 정의와 공정의 화신인 양 온갖 레토릭을 쏟아내더니 김건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윤석열 사단에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조직을 이용하고 또 팔아먹은 자들을 용납할 수 없다. 국민 편에 서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말 없는 검사들을 욕보인 자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또 "앞으로 윤석열 사이비 정권을 끝장내고, 윤석열 사단을 청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며 최선봉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책을 출간하고 출판기념회(북콘서트)를 여는 등 정치 행보를 보여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정치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감찰을 받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내 '친문(친문재인)' 성향으로 꼽히며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하기도 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사실상 좌천성 인사였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당시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의혹으로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 검사장이 2020년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 대한 ‘찍어내기 감찰’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됐거나 비위로 수사·감사 등을 받는 공무원의 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 연구위원이 총선에 출마하더라도 검사 신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대법원의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총선 출마 자체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대법원은 '울산 시장 선거 개입' 관련 재판 중에 총선에 당선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선거일 90일 전에 사표를 제출하기만 하면 직을 그만둔 것으로 본다"며 출마가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