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 설치 후 명동 퇴근길 정체"…혼쭐난 서울시 "대책 마련하겠다"

2024-01-05 17:29
지난달 세워진 노선별 줄서기 팻말, 이달 말까지 운영 유예
하루 탑승객 9500여명 분산 조치 대책 내놔
수원·용인 방면 등 5개 노선은 다른 정류장 정차

4일 저녁 퇴근길 인파로 북적이는 명동입구 정류장.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시민 안전을 고려해 명동입구 정류장에 승차 위치 안내 표지판을 설치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명동 인근 광역버스정류장에 설치한 노선별 승차 위치 표지판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이달 중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명동입구 광역버스정류장 인근 교통 정체 해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노선별 안내 표지판을 설치했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추진한 M버스 도심 진입 확대, 광역버스 입석금지 대책 등으로 명동입구에 정차하는 노선이 29개로 급증한 데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29개 노선 버스가 팻말 앞에 멈춰서 승객을 탑승시키는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혼잡도가 더 높아졌다. 광역버스들이 각 팻말에 맞게 서기 위해 줄줄이 늘어지면서 정체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서울 중구에 있는 명동입구 버스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무한 대기줄'이 형성됐다.

버스 정체가 가장 심각한 곳은 서울역 숭례문~명동입구에 이르는 약 1.8㎞ 구간으로 두 정거장밖에 안되는데 1시간이나 걸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따라 시는 이달 말 노선 조정을 감안해 지난달 설치한 광역버스정류장 '줄서기 표지판' 운영을 오는 31일까지 유예한다. 

또 수원·용인 등 5개 노선과 정차 위치를 변경하기로 했다. 경기도와 협의해 이외 노선과 정차 위치도 이달 중 조정할 예정이다.

현재 해당 정류장에 모이는 하루 탑승객은 9500여 명에 달한다. 시는 약 35m의 협소한 정류장 공간에 많은 노선과 승객이 밀집해 광역버스가 정류장 앞뒤로 임의로 설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겨 이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명동입구 1개 노선에 정차 위치가 집중된 문제를 해소하고자 먼저 시는 해당 정류장 '줄서기 표지판'의 운영을 오는 31일까지 미루기로 했다. 5일 저녁부터 승객들은 이 표지판 운영 전과 같은 방식으로 광역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 수원 방면 4개 노선(M5107, 8800, M5121, M5115)과 용인 방면 1개 노선(5007)은 명동입구 정류소에 서지 않고 광교에 있는 우리은행 종로지점 인근 신설 정류장에 정차한다. 9401번 버스는 롯데영플라자 시내버스 정류소로 정차 위치가 바뀐다. 

시 관계자는 "승하차 혼잡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광역버스 줄서기 표지판을 설치했으나, 서울역~명동입구까지 버스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상황이 가중돼 노선 분산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줄서기 표지판 운영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는 노선 및 정차 위치 조정과 더불어 정류소 정체 상황이 나아지면, 승객의 사고 방지와 안전 확보를 위해 다시 '줄서기 표지판'을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 측은 "광역버스로 인한 교통 혼잡은 명동입구 정류소뿐 아니라 신논현역 정류소에서도 지속 발생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책 마련을 계기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광역버스 노선 변경과 정차 위치 분산, 감차 등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