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에 '파인애플'이라니"…나폴리 장인에 이탈리아 '발칵(?)'

2024-01-04 16:18
3대째 피자 만들어 온 식당의 새 메뉴…"편견 맞서고 싶다"
'피자 종주국' 자부심 큰 현지 반응은 '냉담'

파인애플 피자를 선보인 이탈리아 '피자 장인' 지노 소르빌로. [사진=소르빌로 인스타그램 갈무리]
피자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피자 장인(피자이올로)이 파인애플 피자를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나폴리의 유명한 피자 거리인 비아 데이 트리부날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지노 소르빌로가 파인애플을 올린 '마르게리타 콘 아나나스'라는 신메뉴를 소개했다. 이 메뉴는 일반적인 하와이안 피자와 달리 토마토 층을 벗겨내고 세 가지 치즈를 뿌렸고 파인애플은 캐러멜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두 번 구워 얹었다. 피자 한 판 가격은 7유로로 우리돈으로 약 1만원이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3대째 피자를 만들고 있다고 밝히면서 "음식에 대한 편견에 맞서기 위해 파인애플 피자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소르빌로는 "많은 사람이 이전에 몰랐다는 이유만으로 음식 재료나 조리 과정을 비난하는 것을 봐왔다"면서 "독극물 취급을 받는 논란의 재료들을 나폴리 피자에 올려 맛을 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마이애미와 일본 도쿄, 스페인 이비사 등 전 세계에 2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이탈리아 나폴리 본점에서 파인애플 피자를 선보인 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CNN에 따르면 피자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이탈리아 현지에선 한바탕 논란이 벌어졌다. 소르빌로의 소셜미디어(SNS)에 파인애플 피자가 올라오자 모욕적인 댓글이 달렸다. 또 이탈리아 국영 TV에선 파인애플 피자가 때아닌 논쟁의 주제에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소르빌로는 "실제 파인애플 피자를 먹어본 사람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심지어 나폴리 사람들도 주문했다"고 전했다. 실제 나폴리에 직접 가 소르빌로의 파인애플 피자를 먹어본 음식저널리스트 바르바라 폴리티는 "맛있고 신선하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