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 "제휴처·상품 다양화…방한 여행 시장 점유율 10% 목표"
2024-01-05 05:00
인기 맛집·K팝 댄스 관광·유학 총망라
8년 만에 외국인 전용 플랫폼 폭풍성장
토종기업 강점 살려 트렌드 빠르게 접목
대만서 '한국여행 1위'…日·영어권 확대
관광객과 여행하는 서비스 활성화할 것
8년 만에 외국인 전용 플랫폼 폭풍성장
토종기업 강점 살려 트렌드 빠르게 접목
대만서 '한국여행 1위'…日·영어권 확대
관광객과 여행하는 서비스 활성화할 것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외국인 지인들로부터 한국 여행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으면서 한국 여행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높아지는데, 구글이나 바이두 등에서 한국 여행 정보를 검색했을 때 유용한 정보를 찾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임 대표는 생각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한국 여행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싶다’고. 글로벌 제약기업 ‘존슨앤존슨’에 몸담았지만 외국인 관광객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한국 관광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갖고 6개월 만에 과감히 퇴사, 2016년 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8년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크리에이트립은 한국에서 인기 있는 스튜디오 사진 촬영, 퍼스널컬러 진단, 향수 공방 체험, 인기 맛집, 미용, 케이팝 댄스 관광은 물론 유학까지 총망라한 외국인 전용 한국 플랫폼이다.
아주경제는 최근 강남 크리에이트립 사무실에서 임 대표를 만나 크리에이트립이 하루 방문객 6만명 이상의 플랫폼으로 성장하기까지 이야기와 올해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임 대표는 “본질에 집중해 방한 여행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고비 넘어 대만 시장 1위까지... 인바운드 시장 공략 성공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와 달리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는 사업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하고 그 안에서도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 한국에 여행을 오고 싶어 하는 사람 등 목적과 대상 등을 세분화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들도 쉽사리 인바운드 사업에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다.
하지만 크리에이트립은 달랐다. 차근차근 새로운 국가를 공략하며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임 대표는 “흩어져 있는 고객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국가에 맞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사용자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시간을 투자해 장벽을 쌓는다는 신념을 갖게 됐고, 2016년 창업해 2년 만에 대만에서 사용량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작업을 하는 데에만 2년이 소요됐다. 대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다 보니 중국어를 사용하는 다른 국가에서도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홍콩에서도 크리에이트립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고 중국에서도 플랫폼을 사용하는 수가 많아졌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수효가 증가 추세다. 대만을 공략한 결과 연쇄작용으로 인근 국가들에서도 반응이 나타난 셈이다.
임 대표는 ”대만의 문화가 일본과 비슷한 점이 많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일본 시장을 공략할 힘이 생겼다“면서 ”대만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 채널을 키우는 방법, 특정 언어로 구글 검색이 잘 이뤄지게 하는 법 등 소셜 미디어를 운영했던 노하우를 일본에 접목했더니 일본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 국내 로컬 기업 강점 살려 제휴처 확대 ‘사업 가속’
그는 “사업 초기에는 플랫폼 규모가 미미해 광고 단가가 나오기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점차 사용자가 모여들었고 제휴처에서 먼저 연락이 오기 시작해서 사업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트립은 글로벌 플랫폼이 하기 힘든 제휴처 확대 작업을 원활히 수행 중이다.
임 대표는 “토종 기업이다보니 트렌드를 빠르게 접목해 제휴처와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한국에 오는 외국인 여행자들은 한국 사람들이 실제로 가는 카페와 식당 등에서 트렌드를 즐기려고 오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이런 것을 빠르게 반영하는 크리에이트립이 글로벌 플랫폼 사이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미용실을 경험하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해 제휴 미용실을 대신 예약해 주거나, 사진 스튜디오를 예약해 주는 식이다. 지난해 식음료(F&B), 헤어 카테고리도 빠르게 성장했다. 영어권에서 뷰티·헤어 카테고리를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큰 성과 중 하나다.
글로벌 플랫폼에서 할 수 없는 병·의원 예약 시스템도 크리에이트립에서 진행하고 있다. 임 대표는 “외국 기업은 국내 병·의원에 예약해 환자를 보내는 것이 불법이지만, 우리는 국내 플랫폼이기 때문에 한국의 병·의원 예약이 합법이며, 의료관광업 라이선스도 보유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병·의원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예약해 주는 서비스도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 올해 일본과 영어권으로 사업 확대
임 대표는 “일본 진출을 위해 노력한 것에 비해 성장세가 더딘 점이 퍽 아쉽다. 올해는 본질을 더 잘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노력하지 않았던 영업권 시장이 예상외로 커졌으나, 공들이고 있는 일본은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일본은 지리적 이점이 있는 만큼 크리에이트립에게도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올해는 일본을 어떻게 공략할지와 더불어 영어권 시장을 어떻게 하면 공략할 수 있을지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여전히 한류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이다. 그는 “일본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완벽하게 회복했다”면서 “올해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사업이 단기간에 성장하기 어려웠던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 고객들은 여행할 때 사용하던 패턴을 잘 바꾸지 않는다. 예를 들면 구글에서 정보를 검색해 왔다면 계속해서 구글만 사용하는 등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는 데 굉장히 신중한 편”이라며 “그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큰 장벽”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일본 고객들에게는 우리 플랫폼을 사용하면 왜 좋은지 계속 알려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했던 것이 일본 고객들이 좋아하는 유명 카페와 제휴를 맺는 것”이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 TFT를 만들어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인 혼밥 패스나 일본인이 선호하는 피부 관리 마사지숍, 사우나 등을 다수 론칭한 결과, 일본 고객 유입이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관광객과 같이 여행하는 투어 메이트 서비스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투어 메이트는 친구와 여행하듯 한국 식당을 같이 가거나 외국인 관광객이 언어·문화적 진입장벽으로 쉽게 체험하지 못했던 사주나 신점을 같이 보러 가는 단기 투어 상품이다.
임 대표는 “정부가 올해 외래 관광객 2000만명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2배 높은 수치인 만큼 관광 시장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화려한 신규 사업을 론칭하기보다는 트렌디한 제휴처나 상품을 다양한 분야에서 급진적으로 늘리고, 크리에이트립의 브랜딩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골자다. 이루고 싶은 목표는 방한 여행 시장 결제 기준 점유율을 10%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