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는 회복 시그널 보이는데…삼성전자 DS실적도 '우상향'할까

2024-01-04 05:00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회복 시그널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선 3분기 올해 첫 조단위 실적을 회복한 만큼 영업이익이 얼마나 회복될지가 관건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일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 평균 컨센서스(추정치)는 3분기보다 48% 늘어난 3조6019억원 수준이다. 일각에선 메모리 하락이 멈추고 감산효과가 본격화되는 등 호전된 시장 상황을 고려해 4조원대를 예상하기도 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2023년 4분기 영업이익을 4조4000억원으로 전망하며 "메모리 매출 극대화에 집중하고, DS 부문 영업손실이 전분기 3조7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D램 감산폭을 줄여 나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올해 2분기부터 원가 효율화가 실적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 시장의 회복 시그널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공급사들의 대대적인 감산을 통해 반도체 가격은 지난 4분기 들어 바닥을 찍고 반등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모두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12월 평균 가격(고정 거래가 기준)은 전달 대비 6.45% 상승한 1.65달러를 기록했으며, 낸드 플래시(메모리카드·USB 128Gb) 같은 기간 평균 가격 4.33달러로 전월 대비 6.02% 상승했다.

업계의 '실적 풍향계'격인 미국 메모리 반도체사 마이크론이 최근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기대감은 증폭되고 있다. 마이크론이 공개한 회계연도 기준 2024년 1분기(지난해 9~11월) 매출액은 47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뛰었다. 회사 측은 2분기(지난해 12월~2월) 매출이 51~55억 달러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글로벌 칩 수요 회복도 속도감 있게 이뤄지는 모양새다. 최근 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따르면 올해 월간 글로벌 반도체 생산 능력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월 3000만wpm(Wafer per month)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D램 생산은 지난해 380wpm에서 올해 5% 증가한 400만wpm으로 확대, 3D 낸드는 같은 기간 2% 증가한 370만wpm이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생성형 AI나 고성능 컴퓨팅이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데다, 국가 경제 안보 측면에서 반도체 제조를 전략적으로 보는 시각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아짓 마노차 SEMI CEO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정부 인센티브가 늘면서 주요 칩 제조 지역의 팹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