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겼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고(故) 김 전 대통령 묘소에 들러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DJ께서 서거하시기 직전에 남기신 말"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가 된 민주당을 두고 볼 수 없어 신당을 창당하게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잘못을 통탄하시며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경제의 3대 위기에 빠져 있다고 하셨다"며 "'행동하는 양심이 필요하다',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는 마지막 말씀을 되새겼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창당준비위원회나 신당 창당 시점이 궁금하다'는 취재진 질문에 "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당이라는 게 그렇게 고무신 찍어내듯이 나오는 게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저로서는 오랜 당원들에게 고별 인사를 드리는 게 먼저"라며 창당 일정에만 집중된 분위기에 불편한 심기도 내비쳤다.

'양당 정치를 끝낸다는 같은 목표 하에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과 손잡을 수도 있다는 말씀도 하셨다'는 질문엔 "특정인을 지칭하지는 않았다. 누구든지 대의에 뜻을 같이 한다면 협력해야 한다 는 원칙일 뿐"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민주당 내에서 지도부를 지적하는 의원들과의 접촉 여부를 두고선 "차츰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현역 정치인들은 좀 더 생각할 게 많고, 준비해야 할 일이 더 복잡하다. 독촉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당의 목표나 주제는 어떤 것들이 있느냐'는 질문엔 "3대 원칙이 있다"며 "무능한 정치를 끝내고 유능한 정치로 가야 한다는 것과 부패한 정치를 마감하고 깨끗한 정치를 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투쟁의 정치를 이제는 청산하고 생산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신당이라는 건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제까지 양당의 기득권에 막혀서 기회를 갖지 못했던 순수한 청년들이나 전문직 종사자 같은 분들이 많이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