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지난해…게임업계, 올해 키워드는 '내실 확보' 통한 성장

2024-01-02 15:42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2023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게임업계가 올해 '내실 다지기'를 키워드로 삼았다. 핵심 사업 집중과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현재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토대로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2일 주요 게임사들이 발표한 신년사를 보면, 이들은 공통적으로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한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체질개선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넷마블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해 달라"며 "반드시 올해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개시했던 마케팅 비용 효율화와 인력 규모 통제 등의 조치를 올해도 이어가면서 게임 흥행 등을 통한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지난 1일 메시지에서 "올 한해 내실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며 "해 왔던 일들의 비용 효과를 분석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들을 연초부터 연중 내내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사업 성과로 회사 보유 현금이 1000억원에 이르게 됐다면서 올해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게임들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특히 1분기 블록체인을 접목한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버전 출시를 통해 그간 힘써 온 블록체인 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겠다는 포부다.

컴투스·컴투스홀딩스는 자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탄탄한 성장으로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녹록잖은 시장 환경과 제반 비용의 증가 등으로 기대만큼의 결실을 이뤄내고 있지는 못하다"며 "헤쳐 나가야 할 많은 숙제가 놓였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는 올해 모든 산업에서 생성 AI, 웹3 등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변화는 두려운 자에게는 위험이지만, 용기 있는 자에게는 기회"라며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컴투스 그룹은 올해 10주년을 맞는 대표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와 '컴투스프로야구'·'MLB 9이닝스' 등 장수 야구게임을 축으로, '제노니아' 등 지난해 출시작들의 서비스를 지속하고 국내외 우수 개발사들의 게임 퍼블리싱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가갈 방침이다.

이날 별도로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도 올해 내실 다지기를 통한 실적 반등이 급선무다. 최근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며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 전환을 선언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용 효율화를 화두로 내세울 전망이다.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변호사 출시의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업계에서는 박 내정자가 향후 엔씨의 경영 효율화 방향을 이끌 것이라고 관측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계열사의 전체적인 '경영쇄신' 뱡항 속 올해 3월로 임기가 끝나는 조계현 대표의 연임 여부가 관심이다. 우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며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지속한다.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게임사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결국 올해 실적 희비 역시 신작과 글로벌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3N' 게임사를 필두로 국내 주요 개발사들은 올해 다양한 장르의 기대작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 콘솔 버전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2'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 △펄어비스 '붉은사막' 등이 대표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 등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공들여 제작한 작품이 잘 돼야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