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100℃] 골프 꿈의 타수 '60' 초월한 프로골퍼는?

2023-12-28 06:00
스포츠가 끓어오르는 100℃

브라이슨 디섐보가 올해 LIV 골프 그린브라이어 최종 3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펄쩍 뛰고 있다. 디섐보는 이 버디로 58타를 기록했다. [영상=브라이슨 디섐보 유튜브]
60타. 골퍼들은 이 점수를 '꿈의 타수'라 부른다. 18홀인 골프 코스는 파70과 파71도 있지만, 평균 파72로 설정된다. -1 이하는 언더파, 0은 이븐파, +1 이상은 오버파다. 파72 기준으로 60타가 되기 위해서는 -12가 돼야 한다. 18개의 홀 동안 12타를 줄여야 한다는 소리다.

전 세계에는 약 6500만명의 골퍼가 있다. 미국골프협회(USGA)에 따르면 이중 스크래치 골퍼(핸디캡 0)는 1% 미만이다. 핸디캡 0도 어려운데 -12로 60타를 때린다는 것은 꿈 같은 일이다.

프로골프에서의 60타 미만은 꿈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엄격한 코스 세팅과 규칙 때문이다. 전 세계 정규 투어에서 60타 미만을 기록한 선수는 단 21명이다. 남자 선수 20명, 여자 선수 1명이 초월했다.
 
미국의 짐 퓨릭이 201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59타를 기록했다. 그는 3년 뒤 58타를 때리며 골프 역사상 유일하게 60타를 두 번 넘은 선수가 됐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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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타 미만을 기록한 첫 선수는 미국의 알 가이버거다. 가이버거는 1977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니 토머스 멤피스 클래식 2라운드에서 13언더파 59타를 때렸다. 

두 번째 기록은 14년이 걸렸다. 1991년 미국의 칩 벡이 PGA 투어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13언더파 59타를 기록했다.

세 번째 기록은 8년 뒤다. 1999년 PGA 투어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데이비드 듀발이 13언더파 59타를 쳤다.

네 번째 기록자는 여자 선수 중 유일하게 59타를 기록한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이다. 소렌스탐은 200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탠다드 레지스터 핑 2라운드에서 13언더파 59타를 기록했다.

2003년 일본골프투어(JGTO)에서는 첫 번째 기록자가 나왔다. 일본의 구라모토 마사히로다. 당시 구라모토는 12언더파 59타를 때렸다.

이후에는 피터 카미스(2009 선샤인 투어)를 시작으로 폴 고이도스와 스튜어트 애플비(2010 PGA 투어), 짐 퓨릭(2013 PGA 투어), 저스틴 토머스와 애덤 해드윈(2017 PGA 투어), 브랜트 스네데커(2018 PGA 투어)와 올리버 피셔(2018 유러피언 투어), 케빈 채플(2019 PGA 투어), 스코티 셰플러(2020 PGA 투어), 이케다 유타(2022 JGTO), 케이시 자비스(2023 선샤인 투어)가 기록했다.
이시카와 료의 일본골프투어(JGTO) 기록. 이시카와는 2010년 JGTO 크라운스 최종 4라운드에서 12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골프에서 기록된 첫 번째 58타다. [사진=JGTO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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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가장 먼저 58타를 기록한 선수는 누구였을까. 바로 일본의 이시카와 료다. 이시카와는 2010년 JGTO 크라운스 최종 4라운드에서 12언더파 58타를 기록했다.

PGA 투어에서 처음 기록한 사람은 퓨릭이다. 퓨릭은 2016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12언더파 58타를 쳤다. 59타에 이어 두 번 60타를 넘은 유일한 선수로 남았다.

한국 선수 중에서 58타 기록자가 있다. 바로, 김성현이다. 김성현은 2021년 JGTO 골프 파트너 프로암 토너먼트에서 12언더파 58타를 쳤다.

최근 58타 기록자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주 무대로 뛰는 미국의 브라이슨 디섐보다. 디섐보는 올해 LIV 골프 그린브라이어 최종 3라운드에서 12언더파 58타를 때렸다. 당시 디섐보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펄쩍 뛰었다. 58타를 기록한 기념으로 자신의 이름(BRYSON)에 58을 넣어 'BRY58N' 상표를 만들었다.
 
미국의 브라이슨 디섐보가 올해 LIV 골프 그린브라이어 최종 3라운드에서 12언더파 58타를 기록했다. 디섐보는 기록 달성 직후 두 팔을 벌리며 껑충 뛰었다. [사진=LIV 골프]
꿈의 타수 초월한 선수들 '말·말·말'
디섐보는 "내 경력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이다.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했다. 언젠가는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단지 언제인지를 몰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퓨릭은 "58타는 최종 목표인 우승이라는 맥락에 포함돼야 한다. 우리는 메이저나 일반 대회 우승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승하기 위해 경쟁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59타와 58타는, 그것도 PGA 투어에서 해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정말 특별하다"고 이야기했다.

김성현은 "전에 소극적으로 치다가 점수가 좋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과감하게 치자고 다짐했다. 58타는 아무리 쉬운 코스여도 치기 어렵다. 또 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힘들 것이다. 좋은 분위기에서 무아지경으로 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시카와는 "항상 58타를 기록하는 것을 꿈꿨다. 이렇게 빨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붕 뜬 기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번에는 오래 갈 것 같다"고 했다.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은 여자 프로골퍼 선수 중 유일하게 60타 이하를 기록했다. 소렌스탐은 200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탠다드 레지스터 핑 2라운드에서 13언더파 59타를 때렸다. [사진=LPGA]
다른 기록은 뭐가 있을까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토너먼트, US 오픈, PGA 챔피언십,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나온 한 라운드 최저타는 몇 타일까. 바로 62타다. 2017년 디 오픈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브랜든 그레이스가 기록했다. 올해도 두 번이나 62타 기록자가 나왔다. 미국의 리키 파울러와 잰더 쇼플리다. 두 선수는 US 오픈에서 기록했다.

여자골프 5대 메이저 대회(셰브런 챔피언십,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위민스 오픈, 에비앙 챔피언십, AIG 위민스 오픈) 한 라운드 최저타 기록은 61타다. 2014년 김효주(에비앙), 2021년 이정은6(이하 에비앙)와 아일랜드의 레오나 머과이어가 기록했다.

그렇다면 기네스북에 등재된 한 라운드 최저타 기록은 몇 타일까. 바로 55타다. 라인 깁슨이 2012년 5월 12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에드몬드의 리버 오크스골프클럽(파71)에서 버디 12개와 이글 2개로 16언더파 55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