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가 내부 승계 지적을 받은 부회장 직제를 폐지했다. 그리고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새로운 비전과 함께 '부문 임원 체제'를 도입했다. 아울러 최근 상생금융이 금융권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금융지주와 은행 내 상생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아울러 현장·성과 중심 인사를 통한 세대 교체로 조직 활력을 강화했다.

하나금융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26일 단행했다. 하나금융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 금융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신속한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하나금융은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그간 지속해 온 부회장 직제를 마무리하고 '부문 임원'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KB금융그룹과 함께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부회장 직제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에서 부회장 직제가 공정한 최고경영자(CEO) 선출을 방해한다고 지적했고, 결국 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기조에 발맞춰 부회장 직제도 함께 폐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부문 임원 체제를 통해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리더들을 통해 그룹의 실질적인 성과와 함께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상생금융이 금융권 내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만큼 취약차주와 소상공인(자영업자), 청년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그룹ESG 부문' 산하에 '상생금융지원 전담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의 사회적 버팀목 역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관계사 간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그룹손님가치부문'을 신설했다. 산하에는 기존 사업부문인 '개인금융'과 '자산관리', '기업투자금융(CIB)'을 본부로 편입했다.

이외에도 AI 혁신 기술을 내재화하고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해 기존 '그룹디지털부문' 산하에 있는 '데이터본부'의 조직을 'AI데이터본부'로 확대·개편했다. 투명한 정보제공으로 그룹 대내외 인지도·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존 'IR팀'도 'IR본부로' 격상됐다.

주요 관계사인 하나은행에서도 △상생금융 지원 강화 △진정성 있는 금융의 사회적 역할 추진 △현장·고객 중심의 효율적인 조직 운영 등을 핵심 키워드로 연말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행적인 상생금융 통합 전략 마련과 신속한 실행이 가능하도록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를 신설했다"면서 "내실 있는 고객관리를 위해 지원 조직 확대와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기업·자금시장 등의 본점 부서 전문성을 강화했다. 그리고 현장·전문성·성과 중심의 인사를 통해 세대를 교체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