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섭의 머니집테크] 한강뷰 강남대어·강북 입지깡패까지...'갑진년' 분양 대박 단지 어디?

2023-12-27 12:00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분양될 예정이었던 일부 아파트 단지 일정이 대거 밀리면서 내년 청약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반포·청담·방배를 비롯한 강남 핵심지는 물론 공덕·영등포 같은 강북권 대어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강남3구(강남·송파·서초)의 경우 규제지역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최근 분양열기가 식는 와중에도 수요자가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2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민영아파트(민간임대 포함) 전국 268개 사업장에서 26만5439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연평균 분양계획(35만5524가구)보다 25% 정도 적은 규모다. 이 중 시공능력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의 분양 물량은 14만9195가구로 올해보다 18% 줄었다.

권역별로 수도권이 14만1100가구, 지방이 12만4339가구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에서 7만4623가구가 분양에 나서고, 서울과 인천은 각각 4만4252가구, 2만2225가구가 입주자를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 유형별로는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13만9778가구로 전체 물량의 53%를 차지했다. 분양은 내년 1월(2만3810가구)과 10월(2만1188가구)에 집중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서울의 주요 대규모 정비 사업지들이 분양을 계획하고 있어 이들 단지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올해 분양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내년 초로 분양을 미룬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우선 강남구 청담동에서는 청담삼익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청담르엘'이 대기 중이다. 최고 35층 규모로 1261가구 중 17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통 부촌인 청담동에 위치해있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서초구에서도 공급이 예정돼 있다. 잠원동에서는 신반포4지구 재건축을 통해 지어지는 '신반포메이플자이'가 내년 공급 예정이다. 총 3307가구 중 162가구가 일반분양이다. 방배동에서는 '아크로 리츠카운티(방배삼익)', '래미안원페를라(방배6구역)', '디에이치방배(방배5구역)' 등이 내년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중 디에이치방배가 위치한 방배5구역은 총 건립규모가 3065가구(일반분양 1686가구)로 일대 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단지 규모가 가장 크다.

반포동도 알짜 단지가 대기 중이다. 신반포15차 재건축으로 조성되는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교육여건이 양호한 단지로 평가 받는 곳이다. 이 외에도 반포주공 재건축을 통해 '래미안트리니원(3주구)'와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1·2·4주구)' 등도 공급에 나선다.

송파구에서도 오랜만에 재건축 사업을 통해 대규모 아파트가 공급된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와 '잠실르엘(미성크로바)'이 대표적이다. 모두 대규모 단지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강남 3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다. 비싼 가격에 공급되지만 주변 시세에 비해선 분양가격이 낮아 고가점 통장이 대거 몰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메이플자이의 경우 역대 최고가격으로 공급되지만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59㎡ 입주권이 29억원 선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이플자이의 분양가는 전용 59㎡ 기준 16억원대로 추정된다. 3.3㎡당 6500만원대 수준으로, 이는 종전 최고 분양가인 래미안원베일리(3.3㎡당 5669만원)의 가격을 뛰어넘는 숫자다.

비강남권 단지 중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은 마포자이힐스테이트(공덕1구역)다. 지하철 5·6호선·경의중앙선 공덕역과 5호선 애오개역을 모두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마포구 대표 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인근에 있다. 영등포센트럴푸르지오위브(영등포1-13구역)도 기대주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에 걸어서 갈 수 있는 입지로, 여의도와도 가까운 위치다. 이밖에 서대문센트럴아이파크(홍은13구역), 고척힐스테이트푸르지오(고척4구역) 등도 분양 일정이 밀려서 내년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서울 분양시장의 특징은 강남3구에 청약 물량이 대거 풀린다는 점"이라며 "입지가 우수하고,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올해 청약에 나서지 않은 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부동산R114]

다만 공사비 증액, 사업 주체 간 내홍 등 분양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또 통상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만큼 가격 추이를 지켜보며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분양 시기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올해에도 전국 분양 계획 물량인 25만8003가구 중 실제 분양은 72%(18만5261가구)에 그쳤다. 

또 건축비 상승에 따라 분양가 인상이 이어지고 있고 고금리 기조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어 내년에도 입지와 분양가 수준에 따라 청약 흥행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서울 청약 아파트 분양가는 평균 10억3481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서울 청약 아파트 평균 분양가(8억595만원)보다 28.4% 오른 수치다.

여경희 연구원은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자금 부담이 크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장의 불확실성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청약 시장에서 '옥석 가리기' 흐름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청약 온도 차가 여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