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서 케이팝 공연 갑작 취소, 베트남 팬들에 큰 피해

2023-12-25 11:09
23~24일 예정 케이팝 콘서트, 행사 이틀 전 갑작 취소

호찌민시에서 열린 HOZO 뮤직페스티벌 [사진=베트남통신사]


하노이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케이팝 콘서트가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베트남 케이팝 팬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23일 VTC 등 베트남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3일과 24일 한국과 베트남 스타들이 출연하는 ‘K-POP 페스티벌 오픈에어 #2’ 행사가 하노이 미딩경기장에서 개최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레 무산됐다.

행사에는 한국 케이팝 아티스트 그룹 하이라이트, 인피니트, THE WIND, 김재중, 2PM, 슈퍼주니어 D&E과 더불어 베트남 아티스트 똑 띠엔(Toc Tien), 땅 주이 떤(Tang Duy Tan), 찌푸(Chi Pu)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베트남 현지의 케이팝 팬들은 이번 콘서트 개최에 대한 기대감에 크게 들떠 있던 상태였다. 하이라이트, 인피니트 등 베트남 대형 팬클럽들은 팬들에게 티켓 구매와 기부금 등을 요청하며 아티스트들을 위한 성대한 환영과 응원 활동들을 열심히 준비했다.

그러나 지난 20일부터 행사에 참여하기로 한 아티스트들이 순차적으로 행사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 이유는 주최 측이 이전에 체결한 계약서의 요구 사항을 완전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은 베트남의 많은 케이팝 팬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소속 아티스트들이 행사 취소를 선언하자 관련 팬들은 실망감을 표했고, 다른 팬들은 행사가 취소될까 노심초사했다. 

결국 주최 측인 봄(Bom) 엔터테인먼트는 콘서트를 겨우 이틀 남긴 21일 밤, 행사 취소를 통보했다. 주최 측은 “이러한 원치 않는 사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당사에 있으며, 관련법에 따라 관객들이 구매한 모든 티켓을 환불해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은 행사 공식 티켓 판매 채널을 통해 환불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콘서트가 취소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이다. 콘서트 티켓은 최대 1500만 동(약 75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에 대한 걱정은 물론, 주최 측이 책임지지 않는 부분의 피해도 남는다.

하노이 거주자가 아닌 관객들의 경우 비행기나 기차 등 교통 비용, 호텔 예약 등에 지출한 금액은 환불받지 못한다. 또한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특히 스타를 위해 팬들이 준비한 환영과 응원 등도 물거품이 되었다. 

베트남 ‘하이라이트’ 팬클럽은 베트남 띠엔퐁(Tien Phong)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이라이트 가수들의 환영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팬들로부터 약 9000만 동(약 450만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하이라이트를 만나기 위해 공항 이동, LED 응원등 제작, 미딩 경기장에 설치할 열기구 대여, 광고 간판 등을 다 준비했지만 결국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엑소(EXO) 첸의 팬클럽은 1.8m 높이의 꽃바구니, 아오자이와 원뿔형 모자, 선물, 팬북 등 많은 선물과 환영플랜도 준비했다. 특히 첸을 응원하기 위해 직경 2.5m 크기의 열기구를 현장에 직접 띄우기도 했다. 그러나 행사가 취소되면서 1억 동(약 500만원)을 들인 노력 전체가 헛수고가 되었다.

이번 공연 취소로 인해 베트남은 경제적 손실을 비롯해 계량화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피해를 입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년간 국제 아티스트들의 많은 음악 이벤트가 지속적으로 베트남에서 개최되었지만, 이번 미딩에서의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로 인해 베트남은 행사 개최에 대해 국제적으로 점수를 잃게 됐다고 매체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