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거지는 車 리스크] 중국산에 밀린 내수...안방마저 흔들린다

2023-12-22 05:00
내년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 감소 전망

국내 자동차 업계의 내년 내수시장 전망이 어둡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주요국 통화 긴축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중국 완성차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 속도가 거세다. 할부금리는 여전히 두 자릿 수 이상을 나타내면서 소비자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3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4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자동차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1.7% 감소한 171만대로 전망된다.

내수는 완만한 경기회복과 주요 전동화 모델의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소비침체, 고금리 할부, 전기차 판매 부진 등의 요인으로 국내 완성차 5사의 내년 판매량은 올해보다 1.4% 감소한 14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26사도 3.3% 감소한 29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할부금리다. 내년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 고금리 체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수입차 전용 캐피털사인 토요타파이낸셜의 금리는 최대 11.40%, 포르쉐파이낸셜 11.10%,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 10.38% 등이다. 이는 전분기 대비 최대 5% 상승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 1~11월 수입차 시장 전체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24만3811대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 규모도 매년 줄어들어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2021년 700만원을 지급하던 환경부 보조금은 매년 100만원씩 줄어 올해는 500만원이 지급된다. 내년에는 이보다 100만원이 줄어 400만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기업들이 LEP 배터리를 장착해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완성차업계 입지가 위태롭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버스 국내 점유율은 2019년 23.9%였는데 점유율은 2020년 33.2%, 2021년 38.7%, 지난해 41.8%까지 늘어났다. 3년 만에 17.9%가 올랐다. 여기에 최근 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3와 마사다QQ 등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감면, 노후차 교체 구매 지원, 친환경차 구매 활성화 정책 등 다양한 소비 지원이 필요하다"며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 미국 IRA, EU 핵심원자재법, 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 등 자국 생산 우대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행 수준의 구매보조금과 세제혜택 등 재정적 인센티브 중기적 유지 △전기차 이용편의 제고 위한 비재정적 지원 방안 △전기차를 ESS(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해 피크시간대 전력거래 허용 △'미래자동차 부품 산업의 전환 촉진·생태계 육성에 관한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 및 구체적인 지원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및 공장전경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