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여론조사] 다시 30%대 회귀...70대 제외 전 연령대 부정평가 우세

2023-12-21 06:00
우하향 추세...국익순방 체감 안돼
실무자 보다 검사출신 중용 악영향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그래픽=한길리서치]
 
여권에 대한 차가운 여론은 결국 정부로 귀결된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경제 분야 등 국정 수행 능력과 총선용 장관·참모진 인사에 따른 민심이 그대로 아주경제 여론조사 결과에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다시 30%대로 내려 앉았다. 특히 여권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과 충청권을 제외하고 긍정 평가보다 부정적인 의견이 높았다.

2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대통령 국정수행 능력 긍정평가률은 36.7%, 부정평가률은 60.3%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긍정평가율은 △대구·경북(56.9%) △충청권(51.0%) △강원·제주권(38.6%) △부산·울산·경남(37.9%) △인천·경기(33.1%) △서울(32.4%) △호남권(18.4%) 순을 기록했다.
 
부정평가율은 호남권이 76.3%로 최대치를 나타냈으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도 약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64.5%) △인천·경기(64.4%) △부산·울산·경남(60.9%) △강원·제주권(51.9%) △충청권(45.4%) △대구·경북(41.2%) 등 순이었다.

윤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70대를 제외하고, 전 연령층에서 부정평가율이 높았다. 70대 긍정평가율은 56.0%로 나타났으며 타 연령별 부정평가율은 △18~20대(21.4%) △30대(58.1%) △40대(69.0%) △50대(66.6%) △60대(52.3%) 등으로 집계됐다. 

홍형식 한길리서츠 소장 측은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경제·민생 △외교·안보 △인사문제 등을 들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은 '경제·민생'보다는 '이념'에 치우쳐 있다"며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기업활동 경험이 있는 실무자를 기용하는 게 아니라 법을 전공한 인물들을 중용하다 보니 보수, 진보, 중도적 이념에 따른 지지성향과 일치하는 경우가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홍 소장은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면서 국익 순방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보기에 체감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대통령 지지율은 연말이 되면서 점진적으로 우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당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 보다도 낮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가 수평적이지 않다면 내년도 마찬가지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평론가들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리더십을 지지율 하락의 이유로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2차 내각을 책임질 수장들에 대한 인사검증이 부실하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면 국정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노동개혁, 국민연금개혁, 교육개혁은 진척된 게 없고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평론가는 "쇄신개각을 기대했지만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문제의 근원은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소통 위주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야당과 협치를 해야 국정운영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방송통신위원장을 검사 출신으로 기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윤 대통령은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겠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을 기용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박 평론가는 "국정운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고 부동층을 향한 공감의 메시지를 전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 범위가 ±3.1%p이며, 유선전화 면접 10.3%, 무선 ARS 89.7%를 병행해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0%였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