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길, 처음엔 길 아니었다"...한동훈 與비대위원장 초읽기

2023-12-20 03:00
'尹아바타' 비판에 "누구도 맹종안해"
與, 의견 수렴 후 주말까지 임명할 듯
호준석 앵커 등 2차 영입 인재도 발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르면 이번 주 내년 4월 총선을 진두 지휘할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최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며 사실상 비대위원장 도전 의지를 시사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경험 부족이 단점으로 꼽힌다'는 질문에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당론을 모아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비대위원장직에 대해 "어떤 제안을 받은 게 아니고 그렇기에 특정 정당 비대위 구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만 언급했다. 또 당과 연락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런 걸 잘 안 받는다. 그런 연락이 잘 오지 않는다"며 "그런 상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자신과 윤석열 대통령 간 각별한 사이를 두고 '윤석열 아바타'로 정치권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에는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한 가지 기준으로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비대위원장 인선에 관한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주말까지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상임고문 전원에게 연락해 참석 가능한 분들은 모두 모셔서 당 상황과 관련한 고견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윤 권한대행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한 장관과 회동할 가능성에는 "아직까지 약속된 건 없다"면서도 추후 회동 가능성을 남겨뒀다.
 
현재 당 내부에서는 친윤(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현재 보수 진영 대선 주자 지지도 1위인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총선에서 필요하다고 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며 "'보석이면 지금 당장 써야 하고, 아꼈다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라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서구에 있는 ASSA 스튜디오에서 국민인재 토크콘서트 '대한민국의 보석을 찾다'를 개최하고 호준석 전 YTN 앵커와 탈북자 출신인 김금혁 국가보훈부 정책보좌관, 다문화 여성인 공지연 변호사,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 카이스트 녹색경영정책학과에 재학 중인 정혜림씨, 청년창업가인 심성훈씨, 스마트농업 스타트업 대표인 임형준씨 등 8명을 2차 영입 인재로 발표했다.

윤 권한대행은 "당은 다양한 분야의 훌륭한 역량을 갖춘 소중한 인재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MZ세대와 여성 등을 중심으로 외부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 인적 쇄신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