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명문화…"공급망 위기 시 협력관계 구축"

2023-12-13 10:22
"동맹 명문화, 이번이 처음…공동성명 문안 치열하게 협상"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부인 김건희 여사(오른쪽)가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만찬사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동맹'을 공식화하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공동성명 문안에 특정 국가와 반도체 동맹을 명기한 것은 양국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마르크 뤼터 총리와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암스테르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네덜란드 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평시 각별한 협력을 도모하기로 했다"며 "위기 발생 시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반도체 공급망 위기 극복 시나리오를 함께 집행하고 이행해 나가는 동맹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공동성명에도 긴밀한 협의를 거쳐 '반도체 동맹'이란 용어를 직접 기입해 넣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 반도체 동맹을 포함함으로써 국가 간 안보 협력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협력 강화의 목표와 의미, 방법 등을 구체화했다. 특히 경제 안보의 핵심 이익을 결정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공급망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 차장은 "경제 안보·산업 정책에 관한 다양한 양자 협의 채널 신설과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품목 공급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은 반도체 동맹의 구축을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동맹 체결은 상호 보완적 구조를 지닌 양국의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더욱 긴밀히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이 국가 간 외교관계에서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정부 차원에서 공동 성명문 안에 특정 국가와의 반도체 동맹을 명기한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이고, 네덜란드로서도 처음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국빈 방문을 떠나기 전부터 국가안보실이 집중적으로 공동성명 문안에 대해 직접 치열한 협상을 벌였고, 네덜란드도 깊은 고민 끝에 반도체 동맹을 공식 명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