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되자마자 빚에 허덕…20대 이하 연체율 2년째 가장 높아

2023-12-11 15:01
3분기말 20대 이하 주담대 연체율 0.39%…전년比 0.15%p↑

[사진=연합뉴스]

빚을 갚지 못하는 20대 이하 청년들이 급증했다. 주택가격이 높은 시기에 이른바 '영끌'로 담보대출을 받은 청년들이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19개 은행(시중·지방·인터넷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만 20대 이하 연령층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9%로 집계됐다.

한 달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비율이 전년 동기(0.24%) 대비 0.15%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30대 연체율은 0.20%로 20대 이하의 절반 수준이었다. 40대와 60대 이상은 각 0.23%, 50대는 0.25%였다.

이 같은 현상은 8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20대 이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3분기 말 0.14%로, 30대(0.08%), 40대(0.10%), 50대(0.12%), 60대 이상(0.13%)을 처음으로 모두 앞지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연체율은 일반적으로 50대와 60대 이상이 높았다.

20대 이하의 연체액 역시 2분기 말 150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3분기 말 14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900억원)와 비교하면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젊은 층이 섣불리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가 고금리에 직격탄을 맞고 원리금조차 갚지 못하는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기준 20대 이하 주담대 잔액은 34조2500억원으로 2018년 9월 말(13조4700억원)보다 2.54배 늘었다. 연체액도 200억원에서 7.5배인 1500억원으로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20년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저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20대의 주담대 비율과 잔액이 크게 늘었다"며 "20대 이하 차주들은 소득 기반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취약한 만큼 가계대출 연체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