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모든 간섭 배제해야" vs EU "무역 불균형 해소해야"

2023-12-07 18:07
中·EU 4년 만에 베이징서 정상회의
시진핑 "경제 상호 보완성 높아...동반자 돼야"
EU "하나의 중국 지지...중동 문제 협력해야"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7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제24차 중·EU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사·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 "모든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며 EU에 미국의 외교정책에 종속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반면 EU는 중국 측에 무역 불균형을 해소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신화사 등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중국과 유럽은 상호이익을 실현하는 협력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건설적 대화로 이해를 높이며 이견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며 "제도가 다르다고 라이벌로 간주해서는 안 되고 경쟁이 있다고 협력을 축소해서는 안 되며 이견이 있다고 서로 대항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디리스킹(위험 제거)에 동참하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 EU와의 관계 개선을 이에 대한 돌파구로 만드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은 고품질 발전과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럽을 경제무역 협력의 핵심 동반자, 과학기술 협력의 우선 동반자, 산업망과 공급망 협력의 신뢰하는 동반자로 삼아 공동 이익을 추구하고 공동 발전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회적이었으나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등에 대한 불만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유럽 경제는 상호 보완성이 높아 더 많은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며 "깊고 넓은 협력으로 중국·유럽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무역 불균형 해소 촉구
반면 EU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에 방점을 뒀다.

AFP 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은 EU의 가장 중요한 무역 동반자지만 우리는 명백한 불균형과 이견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도 "EU는 중국과의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EU는 투명성, 예측 가능성, 호혜성 원칙에 기반한 중국과의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인한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 해결을 회담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신화사에 따르면 EU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한다는 입장을 전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중동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무역·친환경·디지털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과 산업망의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하며 기후 변화와 인공지능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을 원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EU의 대면 정상회담은 EU의 현 집행부가 출범한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개최됐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화상 정상회담은 지난해 4월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