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사우디 "본부 옮기는 기업에 30년간 법인세 면제"

2023-12-06 18:18
이날 200개 기업 유치했다는 발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30 엑스포 유치 등을 통해 '포스트오일(원유 일변도를 벗어난 산업 다각화)'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내로 본부를 옮기는 글로벌 기업에 3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겠다는 파격 정책을 꺼냈다. 기업 유치를 통해 원유 수출 이외 산업을 키우려는 노력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AFP 등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면세 패키지에는 사우디 내에 본부를 둔 기업의 지역 법인세와 원천징수세를 30년간 면제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기업들은 사우디에서 사업자 등록 면허가 발급되는 날부터 면세 혜택을 받는다. 

무함마드 알 자단 사우디 재무장관은 "이번 면세 정책은 사우디에 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에 더 명확한 비전과 안전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9년 네옴시티 동계 아시안게임, 2030 리야드 엑스포 등 대형 행사 개최 등 전 분야에 걸쳐 다국적 기업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면세 패키지는 원유 외에 다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사우디 정부 노력의 일환이다. 최근 사우디는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 수출 외에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 내 허브로 평가받던 아랍에미리트(UAE)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우디는 올해 말까지 자국 내에 본부를 두지 않은 기업에 국가사업을 수주하지 않는 정책도 펼친다. 

사우디 정부는 지금까지의 정책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이날 이번 정책으로 200여개의 해외 기업을 자국으로 유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외신은 아직 중동 산업의 허브로서 사우디의 위치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AFP는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단순히 사우디 자금을 위해 접근하는 것인지, 정부의 비전에 동의하는 것인지 입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