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이른바 ‘보톡스’라 불리는 시술이 국내에서 대중화되면서 반복 시술 후 효과 감소를 경험한 비율에 7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치료용 적응증에 대한 수요가 커진 만큼 내성 관리, 정확한 정보 제공 등 안전한 사용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는 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안전한 보툴리눔 톡신 사용 문화 조성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미간 주름 개선 등 미용 성형 시술에 쓰는 바이오 의약품이다. 주로 미용 시술에 쓰이지만 편두통, 다한증은 물론 뇌출혈, 뇌경색 등 다양한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이날 문옥륜 위원장은 “보툴리눔 톡신이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면서 안전성 문제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인 만큼 면역원성 발생이라는 잠재적 위험성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의 규제 강화뿐만 아니라 의료진·환자가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택해 내성으로부터 안전성을 높이고 부위별 적절한 용량과 주기에 맞춰 시술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59세 보툴리눔 톡신 시술 유경험자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56%가 연간 2회 이상, 1회 시술 시 2부위 이상 시술을 한다고 답했다. 국내 다빈도, 고용량 시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보툴리눔 톡신 시술의 효과 감소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전체의 74%에 달해 내성이 의심되는 환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효과 감소 시 병원을 변경한다는 응답 비율이 44%로 조사됐다. 

박제영 압구정오라클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은 “병원을 이동하면서 시술 이력 추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내성 발생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시술을 반복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전 세계에서 톡신과 그 시술 가격이 가장 저렴한 나라가 한국이다”라며 “전 세계에서 생산 공장이 가장 많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젤, 휴온스바이오파마, 종근당바이오 등 제조회사와 판매회사 등이 17곳에 달한다. 해외는 애브비, 멀츠, 입센, 란저우 등 보툴리눔 톡신 제조회사가 제한적이다.

다만, 허 교수가 지적하는 지점은 톡신을 자주 접하고 그 양도 많아 항원·항체 반응이 자주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허 교수는 “의료진이 부작용 적정 주기와 용량은 물론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안내해야 하고 제품별 차이점도 환자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톡신의 내성 안전성은 복합단백질과 비활성화 신경독소와 연관이 있다”면서 “이에 적정 용량과 주기를 지켜야 내성 위험이 낮아진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