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경영진 자사주 대량 매도…조정이냐 하락 시작이냐

2023-12-05 18:26
2370억원 규모 처분했거나 매도 의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올해 3배 넘게 오른 가운데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각한 것이 알려졌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을 두고 엔비디아 주가의 전망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금융정보업체 워싱턴 서비스를 인용해 엔비디아 임원과 이사들이 지난달 1억 8000만 달러(약 2370억원) 상당의 주식 37만주를 매도했거나 처분할 의사가 있는 내용을 담은 서류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제출한 서류 대로 주식을 처분했다면 이는 지난 6년간 월간 최대 규모 자사주 매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주식을 이미 매각했거나 처분 의사가 있는 내부 경영진으로 데보라 쇼퀴스트 운영 부사장, 마크 스티븐스 이사와 던 허드슨 이사 등이 거론된다. 특히 이들 중 스티븐스 이사는 지난 몇 년간 엔비디아 주식 수십만주를 처분했고 여전히 2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 

올해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한 만큼 경영진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챗GPT' 등 AI 반도체가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연초 대비 217%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제로 뉴욕증시가 지난 5주 연속 오른 가운데서도 엔비디아 주가는 3주 연속 하락하면서 전체 증시와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연초 전체 증시가 부진했던 와중에도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엔비디아 경영진의 이 같은 행보는 다른 기업 사정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S&P 500 상장사 경영진들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S&P 500 상장사 경영진의 매수자 대비 매도자 비율은 지난 5월 이후 최대를 기록하며 자사주를 사들이기 바빴다. 

경영진의 이 같은 자사주 매각 행보에 엔비디아 주가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부자가 주가가 급등한 후 수익을 확보하고 싶은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이 같은 매도는 향후 랠리에 대한 자신감을 없앤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엔비디아 경영진이 2020년 이후 자사주를 매수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포브스와 바론스는 엔비디아 주가와 관련해 대조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포브스는 엔비디아 주가 정점론을 제기하고 바론스는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포브스는 투자 전문가 피터 코헨을 인용해 "연간 200% 이상 오른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반면 바론스는 데이터 분석업체 멜리우스를 인용해 엔비디아 주가가 750달러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