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 이후 입 닫은 카카오 김정호 "외부 소통 이제 못해"

2023-12-04 08:51
지난주 '욕설' 논란 해명 과정서 카카오 내부 사정 상세히 알려
소셜미디어에 글 남긴 이후 반박 성명 올라오는 등 후폭풍
회사 차원 조사 본격화되자 일단 '침묵'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사진=브라이언임팩트재단]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외부 소통을 이제 못한다"며 취재진들의 질문에 입을 닫았다. 김정호 총괄은 지난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카카오의 내부 경영 실태를 폭로한 바 있다.

김 총괄은 4일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6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폭로에 대한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반응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앞서 김 총괄은 지난달 28일 한 매체에서 자신이 임직원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페이스북에 연달아 글을 써서 욕설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내부 경영 실태 문제점을 다수 공개했다. 욕설을 한 직접적 이유로는 공사대금이 700억~800억원에 달하는 제주 ESG센터 공사에서 공사 업체를 특정 임원이 결제나 합의 없이 선정했고, 업체를 계열사인 카카오스페이스로 바꾸라는 지시에 미온적으로 답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욕설 직후 회의 참석자들에게 세 차례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괄은 이외에도 안산 데이터센터, 서울아레나 등 카카오의 주요 건물들의 건설이 공개입찰이 아닌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 카카오 내부에 일상화된 고가 법인 골프회원권 매각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있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카카오에 전반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글을 썼다.

다만 이후 후폭풍이 거셌다. 카카오의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오지훈 자산개발실 부사장과 직원 11명은 카카오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안산 데이터센터, 서울아레나 등의 시공사 선정이 공정하게 이뤄졌으며 제주 ESG센터 프로젝트 역시 윗선 결제를 모두 거쳤다고 반박했다. 사실상 김 총괄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카카오는 지난달 30일 홍은택 대표 명의 사내공지에서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제주 ESG센터 등의 건설과정 그리고 브랜든(김정호 총괄)이 제기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서 감사에 착수했다"며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렇듯 자신이 제기한 여러 의혹들이 본격적인 조사 단계로 넘어가면서 김정호 총괄 역시 공개적인 발언을 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대표는 김 총괄의 욕설에 대해서는 "윤리위원회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 의뢰할 것을 건의해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