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유언서 여러 장 추가로 발견"(종합)
2023-12-01 11:02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만나며 밝혀
경찰 "칠장사 화재 현장서 발견된 법구는 자승스님으로 확인"
경찰 "칠장사 화재 현장서 발견된 법구는 자승스님으로 확인"
지난달 29일 화재로 입적한 자승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의 유서가 추가로 발견됐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1일 “자승스님의 유언서 여러 장을 자승스님의 거처에서 전날 발견했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같은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조문객으로 맞이하며 이같이 밝혔다.
진우스님은 “자승스님이 정토 극락 니르바나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를 항상 추구하셨기 때문에 그런 순간을 스스로 맞이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자승스님)께서는 누구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정법 포교에 임하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불교의 근본 목적인 해탈, 열반, 성불 깨달음의 세계에 대해서 항상 그 경계선상에서 계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우스님은 “지금까지 나온 여러 정황상 제가 볼 때는 상당한 기간 생각을 하셨던 것 같고, 다만 그 시기가 이때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반인은 잘 이해를 못하시겠지만 수행자 사이에서는 충분히 있는 일”이라며 “또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다다라 또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방하착(放下着·내려놓으라는 뜻의 불교 용어)이라는 화두가 있다”고 소개했다.
진우스님은 “상대적인 세계에서 벗어난 절대 피안의 세계로 깨달음의 성취를 하신 것 같다. 그 이상 그 이하, 덧붙이거나 왈가왈부할 문제가 이제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안성경찰서는 같은날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가 자승스님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자승스님과 유족의 DNA를 감정 의뢰한 결과 이같이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신 부검에서는 화재사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국과수,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과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결과 발화부는 요사채 좌측 방으로 추정되며, 발화원은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경위는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6시 50분께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인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불이 나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이다.
조계종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열어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조계종 대변인은 자승스님에 대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조계종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승스님이 쓴 열반송을 공개했다. 열반송은 스님이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이다.
자승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고 적었다.
자승스님 차량에서는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은 진위에 대해 필적을 감정 중이다.
자승스님의 장례는 오는 3일까지 조계종 종단장으로 치러진다. 3일 영결식을 마친 뒤 자승스님의 소속 본사인 용주사 연화대에서 다비장이 봉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