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 택시업계 또 만났다…상생안 마련 잰걸음

2023-11-30 16:14
임원급 실무진 30일 비공개 회동
AI 추천 배차·최단 거리 우선 배차 병행
상생안 반영시 실적 감소 불가피

카카오 T 택시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와 다시 만나 앞서 마련한 협의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지난번 만남을 통해 택시수수료를 3% 이하까지 내리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면, 이번 회동은 세부적인 사안을 확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0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와 비공개 2차 협의를 진행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와 각 택시단체 회장은 불참했다. 임원급 실무진만 참석해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지난 13일 진행된 1차 회의에서 수수료 개선 외에도 공정 배차, 가맹 택시 사업구조 개선, 기사 근무환경 등을 세부과제로 정했다.

이번 회동에선 양측 모두 적정 수수료율에 대한 세부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가맹 서비스 도입 방식에 대해선 대부분 합의를 봤다. 기존 가맹 가입자의 신규 서비스 전환을 지원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해 가맹 가입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외관 광고도 가맹 상품화해 택시사업자의 추가 수익 구조 마련을 돕기로 했다.
 
가맹 택시 모집 체계도 중점 논의 대상 중 하나였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본부인 케이엠솔루션은 가맹 택시를 모집할 때 지역 가맹 모집책과 계약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마다 비용이 달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역별 협의체를 구성해 요구 사안을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하기로 했다.

택시업계가 제기하는 '콜(승객 호출)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논의됐다. 수락률 등을 고려한 인공지능(AI) 추천 시스템 위주로 배차 정책을 전면 개편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최단거리 우선 배차 정책을 병행한다. 수락률 산정 방식도 고도화하고, 추천 시스템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은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승차거부 등에 대한 대응 방안도 지속 논의한다.

카카오모틸리티는 최대한 택시업계 의견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범정부적인 '카카오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갈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7일 카카오모빌리티 등 상위 택시호출 플랫폼 사업자의 개인 위치 정보 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고 예고했다. 택시호출 서비스 이용 건수가 월 1000만건을 넘어서면서, 이용자 승하차 기록 등 개인 위치 정보 유출에 대한 다양한 우려와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추후 상생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3차 회의 때는 류 대표와 택시단체 대표들도 참석한다.
 
업계는 상생안 시행 시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익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지난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 3분기 매출액 2667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2.2%, 6.2%씩 늘어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103억원으로, 지난 2분기 236억원 상당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7.3% 증가한 7336억원이었다. 이 중 77.5%(5688억원)는 플랫폼 서비스 부문에서 나왔다. 버스·렌터카·택시 등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5%(4290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