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지나친 금리인하 기대감 경계…코스피, 속도조절 국면 진입

2023-11-18 06:00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다음주 국내 증시는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세를 키운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반등이 진행된 뒤엔 금리 인하 기대감 외에 펀더멘털이라는 재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8.33포인트(0.74%) 내린 2469.8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1% 넘게 하락하면서 800선이 깨진 799.06으로 마감했다.

지난 한 주간 코스피는 2.50%, 코스닥은 1.24% 올랐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기대감에 코스피는 지난 16일까지 3%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17일 기술적인 되돌림이 발생하면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주 국내 증시는 속도 조절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증권가 의견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밴드(등락 범위)를 2430~2560으로 제시하면서 연준위원들의 연설, 미국 장기 국채 입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등 연준과 금리 관련 일정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2024년도 임시예산안이 미 하원을 통과하고,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근 완화됐다"며 "이는 주식시장에 낙관론을 불어넣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 장기 국채 금리 하락이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빠른 속도의 금리 하락이 계속될 수는 없기 때문에 주식시장은 완만한 우상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그 속도는 점차 감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역시 다음주는 속도 조절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를 억눌러왔던 불확실성 변수와 리스크 요인들이 빠르게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앞서가고 있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지나친 낙관'은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5월 금리 인하를 시작해 2024년 100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컨센서스에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채권 금리와 달러화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속도 조절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개인 수급의 회복 여부가 중요한 구간이라고 봤다. 그동안 11월 FOMC, 10월 미 물가지표로 할인율 부담을 덜자 외국인 수급은 유입돼 왔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들어 외국인 수급이 방향성을 갖고 있는데, 가격 메리트에 의한 프로그램 매수가 주류"라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후반까지 떨어졌고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달러 환산 코스피가 원화 대비 가격 매력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대부분 업종이 가격 메리트를 바탕으로 상승한 만큼 향후 새로운 재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반등이 진행되고 어느 정도 가격이 맞춰지면 가격 메리트 이후의 재료를 찾을 것"이라며 "결국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 직접적인 숫자로 나타나는 수출 개선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