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대중화 선결조건 '안정성'…한자연 "열폭주 막기 위해 양극·음극재 성능 강화"

2023-11-16 15:52

전기차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을 막기 위해 산·학·연에서 차세대 소재 개발에 나섰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6일 서울 코엑스 스타트업 브랜치에서 배터리 소재를 주제로 제3회 '자산어보(자동차 산업을 어우르고 보듬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나승식 한자연 원장, 신동석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전지개발센터 PL, 김경준 유앤에스에너지 대표, 김성주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 이사, 최종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총괄본부장 등 배터리 소재 산업 관련 완성차사, 중소·중견 부품기업 및 정부부처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했다. 

나 원장은 "현재 전기차 수요 감소로 배터리 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전기차 대중화는 주요 과제이며, 이를 가로막는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풀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서 산업·정책·개발 동향에 대해 소통하고 기업 간 협력의 초석을 마련함으로써, 국내 배터리 소재 산업의 발전과 더 나아가 친환경차의 대중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엄지용 한국자동차연구원 화학소재기술부문 수석연구원이 16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3회 자산어보 행사에서 배터리 열폭주를 막는 소재 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혜란 기자]
이날 엄지용 한자연 화학소재기술부문 수석연구원은 '배터리 열폭주 원인과 대응방안 및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배터리가 물리적·전기적·열적 충격을 받으면 배터리 내부 주요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가 화학적으로 반응하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열폭주 발열량의 86%가 양극서 시작되는데 이 중 69%가 양극재와 전해질 사이의 반응과 결부된다. 나머지 17%는 양극 분해 반응이다.

엄 수석연구원은 "하이니켈 계열 양극재는 수분과 반응을 잘한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알루미늄을 더 넣는다거나 양극 활물질을 불활성 소재로 코팅해 전해질과의 접촉을 피하는 방법으로 열폭주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열폭주 현상을 일으키는 데 과도한 충전도 원인이 된다. 급속 충전이나 과충전을 할 때 급작스럽게 많은 양의 리튬이 좁은 음극 틈새로 들어가며 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 수석연구원은 음극 안정화를 위한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접촉저항을 감소시키는 '탄소코팅'과 음극표면의 반응을 억제하는 '금속산화물 코팅'이다. 

이외에도 배터리 스타트업에서 연구·개발된 다양한 기술들이 소개됐다. ▲불이 나지 않는 세계 최고 성능의 난연성 '물 배터리 (Water Battery)' 개발(코스모스랩)  ▲그래핀 기반 복합소재(베스트그래핀) ▲휘거나 불에 붙지 않는 배터리 제조(리베스트)  ▲지능형 집전체(MCLB)를 통해  화재 위험성을 근본적으로 봉쇄한 리튬이온전지 개발(유앤에스 에너지) ▲차세대 이차전지인 전고체전지 소재 개발(엔플로우) 등이다.

 
나승식 한국자동차연구원 원장이 16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3회 자산어보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