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비염 치료 '항히스타민', 만성기침엔 효과 없다"
2023-11-16 11:54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2세대 항히스타민제 · 위약 2주 복용 결과 비교
"불필요한 약제 사용 줄고 기침 진료 가이드라인에 반영 기대"
"불필요한 약제 사용 줄고 기침 진료 가이드라인에 반영 기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비염 치료제인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만성 기침 치료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알레르기내과 송우정·이지향 교수팀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알레르기 비염으로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돼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49명을 무작위로 2세대 항히스타민제(25명) 혹은 위약(24명) 복용 두 집단으로 나눠 2주 동안 약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침 증상이 두 집단 모두 완화됐지만 호전 정도에 차이는 없었다고 16일 밝혔다.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 기침을 일으키는 기전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치료에 항히스타민제 등 비염 치료제가 사용돼 왔다.
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기침과 관련된 삶의 질에 대한 질문에 환자가 응답하는 레스터 기침 설문(LCQ)을 치료 전후로 실시한 결과,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2주 후 설문 점수가 평균 12.49점에서 15.94점으로 3.45점 높아졌다.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12.77점에서 15.81점으로 3.04점 높아졌다. 두 집단 모두 기침 관련 삶의 질이 상승한 정도가 거의 비슷했다고 응답했다.
레스터 기침 설문 점수가 5점 이상 크게 상승한 환자 비율도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36%, 위약 복용 집단은 32%였다.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의 경우 기침 중증도 시각 아날로그 척도 점수가 평균 31점 낮아졌고,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25점 낮아졌다. 목 이물감 시각 아날로그 척도 점수도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평균 28점 낮아졌는데,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27점 낮아졌다.
송 교수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알레르기 비염의 표준 치료제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만성 기침 조절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이번 결과가 만성 기침 환자에서 불필요한 약제 사용이 줄어드는 계기가 되고 추후 기침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호흡기학회 온라인 학술지 ‘유럽호흡기저널 오픈 리서치(ERJ Open Research)’에 최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