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의 집콕뉴스] "집값 하락세는 남의 일"…재건축 전성기 여의도, 집값‧거래량 '쭉'

2023-11-15 17:59
사업 속도 붙으며 신고가 '속출'…종상향 등 통해 사업성에 날개

 
서울 아파트 시장에 하락세의 그림자가 다시 한번 드리운 상황에서도 재건축이 본격화한 여의도 지역에서는 꾸준히 거래가 늘고 몸값도 치솟고 있다. 종상향을 통한 높은 사업성을 바탕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여의도 단지들은 사업 절차가 진행될 때마다 집값이 뛰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여의도 대교 아파트 전용 95.5㎡는 이달 8일 20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 6월 기록한 종전 최고가인 20억원을 약 5개월 만에 갱신했다.
 
재건축 드라이브에 신고가 속출…거래량도↑
여의도 삼부아파트 [사진=신동근 기자]
  

여의도 삼익아파트도 지난달 12일 23억8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고, 지난달 24일 시범아파트 전용 60㎡ 또한 17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같은 면적대가 지난 6월 14억4500만원에 팔린것과 비교하면 4개월새 3억원가량 뛴 것이다. 광장아파트 전용 136㎡ 또한 26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공작아파트 전용 91㎡도 지난 9월 24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삼부아파트에서도 요 몇 달간 면적대별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이달 신고가가 나온 대교아파트의 경우 최근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해당 아파트는 올 초 신속통합기획 패스트트랙(자문방식) 1호로 선정돼 사업을 추진 중이며 올해 안으로 조합설립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교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다음 달 9일 조합설립 총회가 예정돼 있다”며 “현재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설립을 위한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익아파트는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을 맺고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일엔 한국토지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인 공작아파트는 오는 20일 2차 입찰을 준비 중이다. 앞서 1차 입찰에서는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2차 입찰에도 대우건설만 단독입찰할 경우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은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실거주자가 아니면 매입할 수가 없다.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1월1일~10월31일 여의도 재건축 추진단지 16곳에서 나온 매매거래는 108건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32건과 비교하면 3.4배가 수준의 거래량이다.
 
상업지‧준주거로 종상향… 태생부터 다른 사업성
 
여의도 지역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사업지와 달리 종상향을 통해 사업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점이다.
 
최근 사업이 삐걱거리는 여의도 한양 아파트 또한 종상향을 통해 높은 용적률을 적용해 사업을 진행한다. 앞서 서울시가 공개한 한양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안 등에 따르면 한양아파트는 '비욘드 조닝' 시범사례로 적용됐다.
 
기존 주거 중심인 재건축에서 벗어나 상업·오피스·커뮤니티·문화시설 등이 포함된 다기능 복합지역으로 조성된다. 용도지역은 기존 제3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300%)에서 일반상업지역(용적률 600%)으로 상향한다. 층수는 54층을 추진 중이다. 대신 여의도 일대가 ‘금융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돼 있는 점을 감안해 공공기여 시설로 서울국제금융오피스, 서울핀테크랩 등을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또한 제3종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용적률 400%)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하고 최대 65층으로 탈바꿈을 준비한다. 대신 공공기여를 통해 도심에 걸맞은 다양한 주거 수요를 반영해 한강 변과 여의대방로 저층부에 문화·전시·상업·커뮤니티·창업·업무 등 다양한 복합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다른 아파트들 또한 대부분 종상향을 통해 사업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이렇게 사업성을 높이는 만큼 그만큼 공공기여 비중도 높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용적률을 꽉 채워 빽빽하게 집이 들어서는 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여의도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여의도는 금융산업이 발전한 곳으로 원래부터 주거지로 용도로만 쓰이던 다른 지역과는 다르다”라며 “종상향 등을 통해서 사업성을 높일 수 있고, 아울러 양질의 일자리 또한 바로 옆에 있어 직주근접 또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