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준법감시인 소집한 금감원… "금융사고 지연 보고, 책임 묻겠다"
2023-11-14 15:00
"올해 빈번했던 금융사고, 내부통제 미흡서 발단"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 직원의 700억원 대 사기 행각과 관련한 지연 보고를 새로운 형태의 은폐 행위로 간주하고 이를 방조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14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금융 사고 건수는 14건, 사고 금액은 6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간 평균 사고건수 8건, 사고 금액 143억원 대비 건수는 2배, 사고 금액은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금감원이 확인한 금융사고 사례는 4건으로 A증권사의 사금융 알선 피해액이 187억원으로 가장 컸다. 해당 증권사 직원은 다수 고객들로부터 계좌 및 공인인증서를 제3자(주가조작 혐의자)에게 대여하도록 알선했다. 이후 이렇게 주가조작 세력에게 넘어간 고객 계좌는 불법 시세조종에 활용됐다.
사문서 위조에 따른 피해액도 111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 소속 프라이빗뱅커(PB)는 11년 동안 한 그룹 회장 일가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운용 손실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짜 서류를 만들어 수익이 난 것처럼 속였다. 이렇게 편취한 금액만 734억원으로 파악된다.
고객 투자자금을 본인 계좌로 수령한다든지, 특수목적법인(SPC) 자금을 무단 인출하는 금융사고 피해액도 44억원, 19억원이나 됐다.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 (박현규 부장검사)는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점과 이화그룹 본사, 관련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를 통해 대거 획득한 주식을 거래 정지 직전에 일괄 매도해 차익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BW 인수 거래와 관련해 메리츠증권과 이화그룹 간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사건들을 새로운 유형의 금융사고로 보고 각 증권사들에 내부통제 시스템 보완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금융사고에 대해 지연 보고를 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강력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감사․준법감시인․CRO 간담회'에서 "위법 행위를 방조, 은폐하거나 내부 통제 업무를 현저히 소홀히 한 경우 감사, 준법감시인 및 CRO에게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내부 통제 내실화에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