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에 불공정거래·공시번복으로 투자자 피해주는 기업들

2023-11-13 14:30
눈덩이 적자에 경영진 주식 내다 팔고 수시로 공시 번복, 변경까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기업이 공시를 번복하거나 상장회사 내부자가 주식을 대량 매각하는 등 불공정거래가 속출하며 투자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의료 인공지능 전문 기업 제이엘케이는 자사 홈페이지를 "임원 명의의 보유 주식 장내 매도를 미리 인지하여 막지 못해 심려를 끼쳤다"며 "주주환원 정책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이 오면 잉여현금흐름의 40%를 장내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100%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엘케이는 지난 10일 주요 임원의 주식 매도를 공시했다. 이명재 부사장과 강신욱 부사장은 각각 1.51%(24만2500주)씩 총 3.02%를 5거래일에 걸쳐 장내 매도했다. 이들이 지난 4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취득한 주식이다. 당시 24만2500주를 확보했다. 행사 가격은 1주당 2500원이다.
 
이들은 2만~3만원대에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 이 부사장은 57억4716만원, 강 부사장은 57억4596만원의 차익을 챙겼다. 매분기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요 임원들이 보유 주식을 미리 팔아치워 불공정거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사 파멥신은 지난 2일 공시 불이행 1건 및 공시 번복 1건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다고 공시했다. 파멥신은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해제·취소 공시를 불이행하고 번복했다. 지난 6월에는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증자 대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아 계약이 취소됐다.

적자폭도 매분기 눈덩이 불어나듯 커지고 있다. 한때 2만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현재 1000원까지 하락했다.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베셀도 마찬가지다. 공시 번복, 및 공시 변경 등을 사유로 지난 26일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매분기 적자폭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과의 신뢰마저 저버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상장기업의 공시 위반 건수가 코스닥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공시가 책임 있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의 제재뿐 아니라 기업 내부의 공시전문인력 확보 및 체계화된 내부 공시시스템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