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가입자 자동차 부과 건보료 폐지?···이르면 올해 입법예고 관측

2023-11-13 11:18

 
건강보험당국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자동차에 매기는 보험료 폐지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안에 관련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매길 때 자동차는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복지부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여러 전문가가 지역가입자의 자동차에 부과하는 건보료는 없애야 한다고 의견을 주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심명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의 형평성 및 공정성 제고 방향’ 보고서에서 “자동차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경우는 세계에 유례가 없을 뿐더러 예전엔 자동차가 사치품이었을지 모르지만, 이젠 보편적으로 보유한 생활필수품과 다름없기에 소득 중심의 부과 성격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동차가 전체 지역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낮다는 점에서 보험료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 건보료 부과 체계는 이원화돼 있다. 직장가입자에게는 소득(월급 외 소득 포함)에만 보험료율에 따라 건보료를 물리지만, 지역가입자에게는 소득 뿐 아니라 재산(전월세 포함)과 자동차에 점수를 매기고 점수당 단가를 적용해 건보료를 부과한다.

다만 형평성, 공정성 문제가 계속 불거졌다. ‘소득이 있는 곳에 보험료를 부과한다’는 원칙에서 볼 때 소득과 무관한 지역가입자의 재산과 자동차에는 보험료를 물리는 데 반해, 정작 소득 있는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 얹혀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무임승차 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건보료 부과 체계를 단계적으로 개편하면서, 지난 2018년 7월에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1단계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2022년 9월에 2단계 개편에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보험료 부과 대상 자동차는 기존 179만대에서 12만대로 대폭 줄어들었다.

다만 지역가입자 건보료 중 재산·자동차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단계 개편 후에도 지역가입자 건보료 부과 요소별 비중은 2023년 6월 현재 소득 58.17%, 재산 41.44%, 자동차 0.39% 등으로 재산과 자동차에 지역건보료를 부과하는 비중이 41.83%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