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웃는다… 과거 공매금지 기간 보니, 국내 증시·거래대금↑

2023-11-06 20:03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가운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거래대금 증가 전망 속에 실적 상승 요인이 요원했던 증권사 수수료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전면 금지 첫날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6조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평균 거래대금 20조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하루에만 평균보다 30% 정도 더 거래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전면 금지 소식에 시장은 금세 반응했다”며 “특히 공매도 사각지대에 놓였던 개인투자자 유입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증시는 공매도 금지 기간에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국내 증시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8개월), 2011년 유럽 재정위기(3개월), 2020년 코로나19 사태(1년 2개월) 등 세 차례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
 
해당 기간에 증시 거래대금 증가 폭을 살펴보면 2008년에는 6조3000억원에서 7조4000억원으로 17% 증가했고 2011년에는 9조원에서 9조4000억원 4% 증가했다. 현재까지 가장 긴 공매도 금지 기간이었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거래대금은 9조8000억원에서 27조2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기간에 증시는 하락 압력에도 하방이 지지되어 이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상승하는 과정에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개인투자자 유입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대금이 증가하면 증권사 실적 수혜가 예상된다. 앞서 3차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안 연구원은 “(증권주가 공매도로 인한) 단기적인 수급 모멘텀은 크지 않더라도 이후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며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 수혜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거래대금 증가 전망은 키움증권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키움증권은 올 들어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영풍제지 주가 조작 사태 등 내부통제 시스템에 구멍을 보였다. 특히 재임 기간 두 차례나 주가 조작 사건에 휘말린 황현순 대표이사를 경질하기로 결정하는 등 키움증권은 사태를 수습하고 재정비에 나선 상태다.
 
그럼에도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의 올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은 20.9%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증권사 간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점유율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라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투자 시 이용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최초로 사용했던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는 개인이 많다”며 “키움증권 자체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보다는 주가 조작 일당이 키움증권 계좌를 이용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