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휴가 병행하니 창의성·소통에 굿···건설사에도 '워케이션' 활성화 바람

2023-11-05 18:10

[사진=순천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기업들이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 근무 형태를 도입하면서 부동산 업계도 신속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업무 능률을 제고하기 위해 워케이션 문화를 직접 도입하고 있다. 반면 다른 건설사 중에서는 오피스빌딩에 워케이션 트렌드를 결합한 상품을 개발해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건설사 중 상당수가 워케이션 흐름을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

'워케이션(Work+Vacation)'이란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다. 과거 일터가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업무에만 집중하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자연 혹은 여유로운 환경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분위기가 MZ세대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워케이션은 2015년 미국과 유럽에서 처음 시작돼 2017년 일본을 거쳐 최근 국내에서도 도입을 늘리고 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의 일평균 여가 시간은 평일 3.8시간, 휴일 5.8시간으로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

직장인들의 이직 사유에서 '워라밸'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개발자들이 많고, 평균 연령층이 낮은 IT 및 스타트업 업계는 워케이션 근무가 활발하다. 이들에게 인재를 빼앗길 수 없는 국내 대기업그룹 계열사도 속속 워케이션 관련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건설사에서도 워케이션 흐름에 동참하는 기업을 찾을 수 있다. 호반건설은 다음달까지 사내 여러 부서를 대상으로 워케이션을 시행하고 있다. 충남 보령, 태안, 예산, 부여, 충북 제천 중 한 곳을 정해 마련된 사무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지자체와 연계된 관광 및 체험 활동도 진행한다. 호반건설은 올해 상반기 워케이션을 시범 도입했으며, 하반기에 대상을 확대해 시행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상반기에 워케이션을 시범 진행한 결과, 창의적인 업무 진행에 도움이 되며 직원 간 소통에도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이 많아서 하반기에도 적극 확대해서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워케이션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건설사가 더 많다. 지난달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가 강원도 강릉시 송정동 산77-3번지 일대 송정해수욕장 인근에 분양한 '강릉자이르네 디오션'이 166가구(특별공급 미달 포함)의 1순위 청약 결과 2149명이 신청해 평균 12.9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는 해당 단지에 대해 "최근 부동산 트렌드가 휴양 및 힐링으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워케이션 문화가 주목받으면서 이 같은 단지의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포스코건설도 인공해변, 수상터미널, 마리나시설, 해양스포츠 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휴양시설인 워터프런트 호수와 인접해 있는 '더샵 송도아크베이' 분양 결과 48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송도 역대 최다 청약자인 2만2848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47대 1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쌍용건설이 부산 기장군 일대 사계절 체류형 명품 복합관광단지인 오시리아 관광단지 인근에 공급한 '쌍용 더 플래티넘 오시리아'도 평균 1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완판됐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기업이 유능한 인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주요 경쟁력으로 워케이션을 활용하고 있다"며 "특히 복합 오피스는 유동인구의 증가로 주변 상권 발달과 함께 지역 내 신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해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