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 총력 대응하는 산업계..."디지털 집중 반면 탄소중립‧ESG는 부족"
2023-11-04 09:00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디지털 전환에 적극 대응해 주요 사업에 관련 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디지털 전환 기술을 도입한 기업 10곳 중 5곳 이상이 AI(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새 시대를 대비해 적극적으로 R&D(연구개발)를 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글로벌 흐름인 탄소중립‧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여전히 경영 준비와 연구인력 확보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어렵지만 R&D개발 지속...챗GPT 등 AI‧빅데이터 집중
이번 조사는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제조업 350개사, 서비스업 350개사 등 총 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 기업들의 68.2%가 올해 '신규 추진하는 R&D 과제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경기 변화(44.4%)'와 '디지털 전환(27.0%)'등의 환경 변화에 따라 신규 R&D를 추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 정도'에 대한 질문에는 업종별 차이가 두드러졌는데, 제조업 기업의 절반가량(49.1%)이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물러있다고 응답한 데 반해 서비스업 기업의 81%가량은 이미 '주요 사업 영역에 도입 중'이거나 '도입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 관련 주요 기술로는 절반에 달하는 기업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챗GPT 등 AI‧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탄소중립‧ESG 경영 도입 미흡
반면 탄소중립‧ESG 경영 도입에 관해서는 기업 대부분의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업 기업의 62.0%, 서비스업 기업 56.2%가 아직 탄소중립‧ESG 경영 도입 '시작단계'에 있다고 답했으며, 제조업 26.4%, 서비스업 30%의 기업들은 아직 '탄소중립‧ESG 경영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ESG 경영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법과 규정으로 제도화되면서 거부할 수 없는 추세가 됐다. 2050년 탄소중립,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 RE100 선언 등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있는 것은 물론, EU에서는 ESG라는 비재무 지표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ESG 경영에 대응하고 있지만 아직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을 맞출수 있는 기업이 얼마 안된다"면서 "기업별로 대응 역량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여력이 없는 기업은 얼만큼 창의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R&D 인력 운용에 관한 질문에서는 응답 기업의 32.1%가 지난해에 비해 올해 R&D 인력 운용이 '어려워졌다'고 답했으며, 비수도권 소재 기업(37.9%)이 수도권 소재 기업(29.0%)에 비해 더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R&D 연구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전체 연구개발비 중 타 기업 및 연구기관과 공동협력 개발에 투자하는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부족한 R&D 인력 여건을 타개하고자 공동협력 R&D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서곤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기업이 R&D에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적재적소의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특히 우리 기업이 탄소중립‧ESG 등에 대응함에 있어,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변화의 동력으로 R&D가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시의적절한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간 R&D 활동의 격차를 줄이고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