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국산 앱 숨기지 마라…日서도 통한다"

2023-10-24 18:30
韓 스타트업 대상 日 연수 과정…지난 23일부터 3박4일 일정
구글재팬 플레이 사업개발팀 파트너십 매니저 등 세션 발표

유코 야마모토 구글재팬 플레이 사업개발팀 파트너십 매니저는 24일 일본 도쿄 시부야 본사 사무실에서 실시된 한국 스타트업 연수 프로그램 '이머전 트립 2023'에서 세션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연두 기자]
"과거에는 한국(K)-애플리케이션(앱)이라는 사실을 숨겨야 현지 성공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다움'을 어필하는 것이 앱 시장에서 더 주목받기 쉽습니다. 한국다움의 특징은 꼭 살리면서 서비스 자체를 로컬화하는 전략을 쓰길 바랍니다."

24일 유코 야마모토 구글재팬 플레이 사업개발팀 파트너십 매니저는 일본 도쿄 시부야 본사 사무실에서 실시된 한국 스타트업 연수 과정 '이머전 트립 2023' 세션 발표에서 이커머스·패션 등 분야 앱의 일본 진출 전략을 이 같이 공유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개발된 앱은 일본 내 선호도가 낮았다. 때문에 국내 앱 개발사는 일본 사업 시 시 한국적인 특징을 최대한 없애는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구글재팬 앱 장터에서 이용자 소비 상위 1·2위를 기록한 카카오픽코마의 '픽코마'(2016년 출시)와 네이버웹툰의 '라인망가(2013년 출시)'가 대표 사례다.
 
사트 토모노 구글재팬 앱데브 인터내셔널 성장 컨설턴트가 24일 이머전 트립 2023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연두 기자]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 특성을 앞세워 성공한 일본 앱이 있어 주목된다. 야마모토 매니저는 해외직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커머스 앱 '큐텐'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큐텐의 일본 회원 수는 작년 기준 2300만명인데, 이중 80%는 여성이다.

야마모토 매니저는 "일본에 라쿠텐·아마존 등 굵직한 이커머스가 있는 상황에서 큐텐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다움의 특징을 중점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큐텐은 일본 현지 10~30대의 여성 고객층을 집중 공략했다. 남성은 타깃 고객층에서 아예 제외했다. 웹페이지 운영은 거의 하지 않고 앱 운영에만 전념했다. 전체 매출의 90%가 앱에서 나오는데, 최근 30% 성장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야마모토 매니저는 "큐텐은 (일본 여성 고객을 상대로) 한국 패션·메이크업 관련 제품을 자사 플랫폼에서만 살 수 있다는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에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큐텐에서 구매 가능한 제품 중 60%는 화장품과 패션 분야"라며 "올리브영 등 매장 방문 없이 큐텐에서 한국 제품을 빠르게 구매 가능하다는 강점을 앞세워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앞선 세션에서는 사트 토모노 구글재팬 앱데브 인터내셔널 성장 컨설턴트가 일본의 게임 시장 현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일본어 구현은 일본 시장 진출에 앞서 시행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작업으로 꼽힌다. 구글재팬이 자체 조사한 결과, 현지 이용자의 99%가 게임 앱 내 지원 언어를 일본어로 설정했다. 아이템 구매 등 금액 결제를 하는 이용자 가운데 89%는 언어 현지화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머전 트립은 일본 도쿄에서 지난 2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구글이 한국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과 운영하는 앱 개발사 등 중소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창구'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기획됐다.

이번 이머전 트립에는 창구 5기 참가사인 등 작당모의·알로하팩토리·그루우·아루·커넥트아이·넥스트에디션·오누이·부에노컴퍼니·더엔젤브릿지·메딜리티·리얼타임게임즈·엔돌핀커넥트·블루시그넘·라이프오아시스 등 14개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