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증가에도 주력 반도체는 미진…'시스템' 등 지원해야
2023-10-21 06:00
대중국 수출 부진에 따른 빈자리를 대미국 수출이 채워가고 있지만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대미 수출액 성장세가 장기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전체 반도체 수입시장 비중 10% 정도에 불과한 메모리반도체 수출에 치중하는 가운데 현지에서 더욱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첨단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KDB미래전략연구소의 ‘대중·대미 수출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대미 수출 감소 규모가 1.1%라는 점을 고려할 때 큰 폭의 감소다.
대미 수출은 2015년 이후 전체 수출에서 비중이 매해 줄고 있는 대중 수출을 따라잡으며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 7월 기준 중국과 미국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6%, 18.0% 수준이다.
반면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2001년부터 2017년까지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34억~36억 달러 사이에서 정체됐다. 2018년 이후 서버 투자 등으로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이마저 최근 아마존 등 현지 클라우드 기업들이 서버 투자를 축소하며 수출 규모가 크게 줄고 있다.
이 같은 수출 감소는 우리나라의 대미 반도체 수출이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 90% 이상을 비메모리 반도체가 형성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미 반도체 수출 87%는 여전히 메모리반도체로 구성돼 현지 경기변동에 따라 수출 금액이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관련 현재 초기 시장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반도체 수출 편중을 탈피하기 위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양서영 KDB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I 반도체 등 첨단반도체 시장은 현재 초기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원천기술 확보, 우수인재 유치 등을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을 첨단·시스템 반도체로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