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자리 뺏긴 코스피200…S&P500 등 해외 지수 선호에 거래소 '고심'

2023-10-19 07:56

사진=한국거래소



내년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코스피200이 계속되는 경제 불황에 양도성예금증서(CD)와 채권 등 타 지수에 밀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등 해외 지수들이 앞으로 시장을 점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순자산(AUM)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가 6조9810억원을 끌어 모으며 전체 상장지수펀드(ETF)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과 KODEX CD금리액티브 상품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이들 ETF는 국내 단기 채권인 CD 91일물 금리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등을 추종한다. 변동성이 클 때 잠시 자금을 보관해두는 용도로 쓰여 ‘파킹형’ ETF로도 불린다.
 
한국종합채권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종합채권(AA- 이상)은 5위를,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상품은 6위를 차지했다.
 
반면 KODEX 200은 20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200을 100% 추종한다. 즉,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하면 상품 수익률도 동반해서 내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스피200지수 관련 상품은 ETF 부문에서 TIGER200과 함께 2개 상품에 그쳤다. 나머지는 단기금리형, 채권지수, 나스닥100 등 해외 지수 관련 상품이 줄을 이었다. 

특히 거래소는 S&P500·나스닥·다우존스 등 해외 지수를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서학개미들의 미국 시장 투자가 더 활발해진 가운데, 디폴트옵션도 시행되면서 해외 지수 참여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전인 2018년 10월에는 TIGER 미국나스닥100은 75위(AUM 630억원)였지만 현재는 6위(AUM 2조4430억원)까지 올라왔다. 

아울러 2020년 상장된 TIGER 미국S&P500도 AUM 150억원으로 시작, 현재는 2조44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단기물·채권 지수 관련 상품이 시장 지수보다 앞서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다. 양국 모두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를 하기보다는 서학개미 유행이 커지면서 S&P500·나스닥100지수 관련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많이 옮겨갔다"며 "연금 시장이 더 커지면 해외 지수 관련 상품을 투자자들이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200지수가 아래로 밀려나자 거래소도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지수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한 거래소는 이달 4일 'KRX Cboe 코스피 200 콜매도 지수'와 'KRX Cboe 코스피 200 풋매도 지수'를 발표했다. 시장 트렌드에 맞춰 연내에 채권지수 2종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