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한국 국가채무 비율 57.9%…비기축통화국 중 두 번째

2023-10-15 10:59
IMF, 재정점검보고서 발간…부채 증가 속도는 가장 빨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중앙정부 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28년 58%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비기축통화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15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발간한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 따르면 2028년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이 57.9%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비기축통화국 중 싱가포르(170.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일반정부 부채는 국내에서 주로 쓰는 중앙정부·지방정부의 회계·기금의 부채를 뜻하는 국가채무(D1)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부채까지 포괄한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관에서 각 나라의 부채를 비교할 때 활용한다.
 
비기축통화국은 IMF가 이번 보고서에서 선진국으로 분류한 37개국 중 달러화, 유로화, 엔화 등 8대 준비 통화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다. 유로화를 쓰지만 유로존에 속하지 않는 안도라와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 11개국이다.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2014년 39.7%에서 2021년 51.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기축통화국 11개국 가운데 부채 비율 역시 2014년 8위에서 2015년 6위, 2021년 4위로 올라섰다.
 
비기축통화국은 기축통화국에 비해 채권 등의 수요가 낮은 만큼 재정건전성 관리에 더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중론이다. 재정 정책의 여력이 기축통화국보다 작아 부채 비율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한국의 부채 비율의 증가 속도는 비기축통화국 중에서 빠른 축에 속한다. 2014년 39.7%에서 2023년 54.3%(예상치)로 14.6%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싱가포르(70.2%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 폭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증가 속도로 인해 한국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53.8%로 나머지 비기축통화국 10개국의 평균치(53.1%)를 처음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5년 뒤인 2028년에는 57.9%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홍콩(3.6%포인트)과 함께 비기축통화국 중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IMF가 이번에 전망한 한국의 부채 비율은 지난 4월 보고서에 비해 낮아졌다. IMF는 4월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비율을 54.3%로 예상했으나 이번에는 53.8%로 0.5%포인트 낮췄다. 이는 정부의 재정건전화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