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제안 '무탄소연합' 출범, 삼성·SK 등 참여...국제적 동조는 '물음표'

2023-10-12 15:00
12일 창립총회 열고 이회성 초대 회장 선임
산업계는 반기지만, RE100 넘을지는 미지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뉴욕 국제연합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 무대에서 제안한 무탄소(CF)연합이 삼성, SK, 포스코 등 주요 기업 참여와 함께 출범했다. 글로벌 기준 대비 장벽이 비교적 낮아 기업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국제적 공감대 형성은 여전히 풀어 나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서 CF연합(Carbon Free Alliance) 창립 총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출범한 '무탄소에너지(CFE) 포럼'은 논의기구 성격이었으나 이를 법인 형태로 전환해 안정적인 활동 기반과 실행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국제연합(UN) 총회 기조연설에서 CF연합 결성을 제안한 바 있는데 그 후속 조치 중 하나다.

창립 총회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포스코, LG화학, 한화솔루션,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 등 14개 기업·기관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임원진을 선출했다. 정관, 사업계획, 예산안도 심의·의결했다.

회장으로는 이회성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전 의장이 선출됐다.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다. 이 초대 회장은 IPCC에서 부의장 7년, 의장을 8년간 역임했다. 올해 7월 말 임기를 마친 그는 기후변화 분야 전문가이자 국제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CF연합은 한국이 21세기 무탄소 경제 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도록 이바지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가 벤치마킹하는 한국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CF연합과 이를 이끌 이회성 회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제적 논의를 주도하고 글로벌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산업부를 비롯한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CF연합은 10월 말까지 법인 설립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국내외 기업·국제기구와 협력 체계 구축 △제도 개선 과제 발굴과 표준화 △국가 간 기후 격차 해소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참여 기업을 비롯한 산업계는 CF연합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이미 글로벌 기업 사이에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체제가 정착돼 가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34개 기업이 RE100에 가입했다. CF연합의 경우 원자력 발전과 연료전지 등 RE100에선 인정하지 않는 에너지원도 탄소 배출이 없다는 이유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과 공급망에서 우리 기준이 인정을 받을 수 있을 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