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韓 기자단 인터뷰 일방적 취소...中 눈치보나

2023-10-12 15:04
日언론, 中 견제 보도에 '화들짝'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모로코 마라케시 행사장 앞 국기 게양대. 사진=최예지 기자
세계은행(WB)이 11일(현지시간) 예정돼 있던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를 돌연 취소해 논란이다.

'글로벌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RISE·Resilient and Inclusive Supply-chain Enhancement Partnership)' 기금 출범 취지를 설명하려던 자리였는데 이번 조치가 대중 견제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데메트리오스 파파타나시우 세계은행 에너지 채굴 담당 국장은 이날 오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한국 공동 취재단과 만나기로 했지만 인터뷰 시작 10분을 남겨 놓고 참석 불가를 통보했다. 

세계은행은 RISE 출범 행사 이후 일본 일부 언론이 RISE의 목적을 대중 의존도 축소 움직임으로 해석한 보도를 내자 이를 빌미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취소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일본·세계은행, 재생에너지 공급망 다각화(Japan, World Bank diversify renewable energy supply chain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5월 열린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공급망 디커플링'이 아니라 '디리스킹'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핵심 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라고 RISE 출범의 의미를 소개했다. 

RISE는 특정 국가로 편중된 광물 활용을 이를 생산하는 개발도상국까지 다각화하고 공급망 탄력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설치된 기금이다. 사실상 기존 아프리카 등에 대거 투자해 광물을 채굴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편 세계은행은 이날 일방적인 인터뷰 취소와 관련해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