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 또 거절... '아고다 보장제' 환급 하늘의 별따기

2023-10-11 00:00

[사진=아고다]
#지난달 말 아고다에서 지방 호텔을 9만5000원에 예약한 직장인 A씨. 예약 후 다른 사이트에서 같은 조건의 호텔이 1만~2만5000원까지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환불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아고다는 '아고다 최저가 보장제'를 운영 중이었지만, 정작 소비자가 이 제도를 이용하려고 하자 메일과 채팅 메시지를 통해 증빙서류를 추가적으로 요구하며 승인 처리 불가를 통보한 것이다. 복잡한 서류 제출과 답변을 기다리던 과정에서 청구 기한을 넘기게 된 A씨는 결국 보장제를 통한 환급 청구를 포기했다.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아고다가 운영 중인 '아고다 보장제'의 복잡한 청구 방식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구체적인 조건이 명시가 안 돼 있는 상황에서 메일로 최저가 보장제를 청구하면 일방적인 답변만 올 뿐, 상담 센터와 통화 연결조차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아고다가 운영하는 '아고다 보장제'는 일명 '최저가 보상제도'다. 아고다에서 호텔 객실 예약 후 타 사이트에서 동일한 객실(동일한 날짜·조건 전제)을 더 낮은 요금에 예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고다에 공유하면 해당 요금에 맞춰주거나 차액을 아고다 캐시로 적립해 주는 제도다. 
 
아고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최저가 보장제 내용 [사진=아고다 홈페이지]
아고다 보장제는 체크인 전날 오후 11시 59분까지 청구 양식에 맞춰 아고다에 접수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은 △아고다 예약 번호 △더 나은 요금이 나와 있는 웹사이트 주소 △호텔명, 도시 및 국가 △고객의 투숙 날짜에 해당 객실 예약 가능 여부 △객실 종류 △프로모션 종류 및 객실 요금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 해당 웹사이트 사진 등을 증명해야 한다. 

아고다 이메일에 문의 내용과 예약 번호, 첨부 파일을 추가해 메일을 보내면 신청이 완료된다. 

문제는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고, 그 조건을 맞추기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A씨는 아고다에서 예약한 객실이 타 사이트에서 저렴하게 판매 중인 객실과 동일한 객실임에도 '예약 정보(객실 타입) 불일치'를 이유로 거절됐다. 아고다와 타 사이트의 객실 표기명이 달랐기 때문이다. 아고다에서 '스탠다드 룸'으로 표기하고 있는 객실이 타 사이트에서는 '주니어 스위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해당 호텔 관계자는 "사이트마다 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사이트에 이름을 다르게 쓰는 것일 뿐 같은 객실이 맞다"며 "아고다에서는 기본적인 내용만 표시하고 있지만, 국내 OTA에서는 넷플릭스 보유나 스타일러 구비 등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A씨는 호텔에 해당 객실이 같은 객실임을 확인한 뒤 아고다에 환급을 재청구했지만, 아고다 측은 프로모션 객실이 아님에도 "프로모션 객실이었다"는 내용을 또 다른 근거로 내세우며 환급을 거절했다. 

A씨는 "전화 연결도 원활하지 않고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인데 캡처 사진에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등 사유도 너무 다양해서 황당했다"며 "처음 신청했을 때 누락된 부분들이나 거절 사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줬으면 자료를 보완해서 청구했을 텐데 보낼 때마다 다른 이유로 거절을 하더라. 결국 청구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나서 청구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아고다는 아고다 보장제 안내 페이지에 '숙소, 객실 종류 또는 날짜의 동일 여부와 모든 조항, 조건 및 청구 절차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 및 판단을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모든 청구의 유효성을 결정할 권리와 자유 재량권을 갖는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예약 사이트들은 국내 기업들과 달리 정책에서 좀더 자유롭고 CS(고객서비스) 부문에서 고객들의 항의가 들어와도 크게 문제라고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라며 "국내 OTA는 세금을 포함한 최종 결제가를 보여주지만, 글로벌 OTA는 객실 가격에 예약 수수료나 세금이 따로 붙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최저가'가 아닌 경우가 많아 최종 가격을 꼼꼼하게 확인해 보고 예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