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카타르 훈풍' 기대감 고조…중국 제칠까
2023-10-02 15:00
국내 조선 3사가 올 하반기 업계의 최대어로 꼽히는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2차 발주전을 준비하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부문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빅3는 최근 카타르에너지와 올해 하반기 LNG 프로젝트 2차 물량 발주 협상에 돌입했다. 카타르에너지의 발주량은 LNG운반선 40척으로 약 100억 달러(약 13조55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작년 이뤄진 1차 프로젝트에서 총 65척이 계약됐는데 이 중 한국이 54척을 가져가는 쾌거를 올렸다. 업체별로 보면 한화오션이 최다 물량인 19척을 수주했다. 이어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이 각각 18척, 17척을 가져갔다.
조선 3사가 이번 2차 프로젝트에서 호실적을 거둘 경우 수익성 제고가 기대된다. 지난 1차 발주 당시 선가는 척당 2억1500만 달러였지만, 2차 발주분은 척당 2억4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문제는 경쟁국인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발주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Clarksons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선박 누적 수주량(8월 기준)은 1565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5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은 725만CGT로 27%에 그쳤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인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는 카타르에 매년 400만톤(t)씩 27년간 석유를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의 또 다른 국영에너지기업인 시노펙(중국석화)도 카타르산 LNG 수입을 늘릴 조짐이다. 시노펙은 지난 2021년 매년 200만t씩 10년간 LNG 구매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27년간 연간 400만t 규모를 구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LNG선 건조 기술력을 보유해 중국의 벽을 충분히 넘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LNG선은 저장고의 온도를 영하 163도 이하로 유지하며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화해야 하는 등 건조가 까다롭다. 이때 한국는 전 세계 LNG선 발주량의 80%를 따낼 정도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주들은 여전히 검증된 기존 업체에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부여하더라도 LNG선을 발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카타르 2차를 시작으로 모잠비크,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대형 LNG 프로젝트가 줄이을 것으로 전망돼 LNG선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통상 LNG선은 LNG 플랜트 개발과 관련한 장기 운송계약을 바탕으로 건조되기 때문에 LNG 프로젝트가 확대되면 LNG선 발주도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