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3조원 늘어난 은행 주담대…'수도권' 서울 줄고 경기 증가
2023-10-02 09:03
지난 6월 은행 주담대 잔액 647조원대…전년 대비 13.4조원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가 1년 간 13조원 이상 증가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목표로 올해 초부터 각종 대출규제를 완화한 것이 주담대를 늘린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에서 가장 큰 잔액 비중을 차지하는 서울지역 주담대 규모는 감소한 반면 경기도의 주담대 잔액은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최근 은행 대출금리가 다시 들썩거리면서 차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예금은행 가계대출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제외) 잔액은 647조8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국내 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894조5000억원으로 1년 전(905조4840억원)보다 10조984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주담대 추이는 가계대출 감소 추세와 별개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제 은행 주담대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634조4480억원)보다 13조3830억원(2.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별 편차도 컸다. 서울특별시의 주담대 잔액 규모가 207조2800억원으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컸지만 전년도와 비교해 감소세(-7조5370억원)도 가장 높았다. 반면 지난 1년 간 주담대가 가장 크게 증가한 지역은 또다른 수도권 지역인 경기도로 1년 전과 비교해 4조425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경상북도(8.51%)가 가장 높았고 대구(8.31%), 경남(6.72%), 강원(6.49%)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주담대 증가세는 유독 높았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국내 인뱅 3사의 주담대 잔액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21조1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1%(7조5600억원) 늘었다.
문제는 최근들어 은행 대출금리가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8월 주담대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31%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 5월 4.21%를 기록한 후 석 달 연속 상승 추세에 있다.
가뜩이나 몸집을 불린 주담대에 금리 상승까지 더해져 가계부채 부실 리스크를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실제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주담대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은행 주담대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0.22%로 1년 전(0.10%)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이는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2019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