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재명 '영수회담' 제안에…"문 차며 사장 나오라 고함치는 것"

2023-09-30 11:09
"전형적인 딴청 피우기 화법…김기현 회담 제안에 못 들은 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민의힘은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발로 문을 박차고 들어가면서 ‘사장 나오라고 해’라며 고함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시도 때도 없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온갖 악담을 쏟아내고, 조금만 수틀리면 국무총리든 장관이든 해임건의와 탄핵을 일삼으면서 느닷없이 영수회담을 하자는 저의가 궁금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방탄 시즌2를 예고하는 신호탄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며 “이 대표는 국회를 방탄장으로 만든 것부터 사과해야 한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전형적인 딴청 피우기 화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미 김기현(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회담을 제안했는데도 못 들은 척하면서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이도 저도 하기 싫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결론보다 범죄사실 소명이라는 결과가 당혹스러울 것임은 넉넉히 이해하지만 영수회담이 그 결과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장 원내대변인은 “진정 민생을 위한다면 각종 괴담으로 민생을 파탄내고, 끊임없이 입법폭주를 자행하고, 국회를 방탄장으로 만든 것부터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께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드린다”며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고 적었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빠르게 침몰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은 자국 이익을 위해 발 빠르게 외교 전쟁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는 강대국 종속을 자처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경제 타격을 불러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게 나라냐,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국민의 호된 질책 앞에 고개를 들기 어렵다”며 “풍요를 즐기고 기쁨을 나누어야 할 한가위임에도 웃음보다는 한숨이 앞선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국민께 일말의 희망이라도 드릴 수 있다면, 국민의 삶이 반걸음이라도 나아진다면, 이 모두가 국정을 전적으로 맡고 있는 대통령님과 정부 여당의 성과일 것”이라며 “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의 삶을 개선하라고 잠시 맡겨진 국가권력이 국민의 삶과 무관한 일에 낭비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민생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들께서는 누가 더 잘하냐는 선의의 경쟁보다, 민생을 외면한 채 상대를 부정하는 전쟁 같은 정치가 불안하고 불편하다”며 “민생의 핵심은 경제이고, 경제는 심리다. 대통령과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영수회담 제안은 지난 27일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 대표가 당무 복귀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제안에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 당대표 회담’이 먼저라면서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