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전직 대표 고언]<하> 나경원 "내년 총선 이기려면 중도 확장을"… 尹 대통령 외교·안보엔 '합격점'

2023-09-21 00:00
"김태우 文 정부 부도덕성 알린 공 인정해야"
"尹 한·미 동맹 강화로 국격 높여...헌법가치 살렸다"
"의회민주주의 회복해야...개혁의 핵심은 상식"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쇄신과 개혁의 길은 민심을 듣는 데 있다"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 달 예정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신중론을 나타냈다.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민심에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17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해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제3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동작을 당협위원장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이다. 
 
"강서구청장 보선 쉽지 않겠지만 승리 가능성도 있어...김태우 공 많은 사람"
나 전 의원은 19일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에는 왕도가 없다"며 "정치 쇄신과 개혁의 길은 민심을 듣는 데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 총선은 녹록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며 "총선에서 이기려면 여당이 결집하고 그 결집세를 중도로 확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총선에서 자기 지역구를 탈환하는 것 자체가 출발점"이라며 "총선까지 고비가 많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강서구청장 보선에 대해 "지역구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높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패배의식에 젖어서는 안 된다"며 "투표율이 낮다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7일 강서구청장 보선에 김태우 전 구청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략공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도덕성을 알렸다는 점에서 공을 인정해 줘야 한다"며 "김 후보가 없었다면 문 정부의 도덕성을 공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감쌌다.
 
그는 국민의힘 '비대위 출범론'에 대해 "강서구청장 선거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공천을 공정하게 진행한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 통합적 인적 배치를 통해 가용 자원을 모두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명확히 했다"며 극찬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尹 한·미 동맹 통해 국격 높여...헌법가치 바로 세웠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외교 안보 분야에 대해 합격점을 주었다. 그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명확히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며 "글로벌 중추국가를 강조하면서 국격에 맞는 일을 했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요즘 이념전쟁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는데 논란이 될 부분은 있지만 문 정부를 거치면서 헌법 가치가 파괴된 부분이 있었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독립유공자 서훈 강조 등을 했던 부분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 헌법가치를 바로 세우는 행동이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다만 속도가 조금 빠른 부분이 있다. 속도를 조금 늦추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는 윤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올해 세수가 59조원 적게 걷힐 것으로 추산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경제 문제 해결에 마땅한 처방은 없다"고 옹호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가 죽어버리고 세계경제가 어려워서 마땅한 솔루션이 없지만 경제 문제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권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의회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회 선진화법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정치 합의 실종...의회민주주의 회복해야"
나 전 의원은 "권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의회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회 선진화법 역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김진표 국회의장이 대정부 질문 당시 여야 의원들을 향해 "초등학생 반상회보다 못하다"고 일침한 것을 두고는 "합의 민주주의가 실종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질서가 후퇴하고 있는 부분이 가장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는 결국 상식이다. 지난 정부가 몰락의 길을 걸은 것도 상식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라고 문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개혁의 핵심은 상식과 멀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갈등 조정과 통합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다짐했다.